'수익모델 부재로 비틀거려온 지상파DMB가 신규 서비스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지난 1일 출범 5주년을 맞은 지상파DMB는 연말 누적단말판매량이 4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광고 외에 특별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고전 중이다.
광고매출은 꾸준히 늘어 2006년 17억에서 지난해 121억으로 올해는 210억을 예상하고 있지만, 사업 규모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광고시장규모가 1천억원대 규모로 성장해야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상파DMB는 5주년을 맞아 새로운 활로를 찾기위해 하이브리드DMB와 스마트DMB 등의 서비스 계획을 내놨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하에서도 문제 없는’ 하이브리드DMB…이통사는 ‘글쎄’
지상파DMB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높히겠다는 목표 아래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전국 어디서나 DMB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하이브리드 DMB’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실내나 지하 공간 등 끊김이 발생하는 음영지역에서는 통신망을 통해 방송 서비스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DMB방송사들은 내년 초 본격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 아래 이동통신사와 함께 서비스 내용과 서비스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가 3G네트워크의 망 부하로 인해 고심중인 상황에서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하는 DMB 방송서비스를 감당할 만한 네트워크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 각 이통사에서 ‘모바일 IPTV’를 추진중인 상황에서 상당부분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통신망을 이용한 지상파DMB 서비스를 허용할지도 의문이다.
■‘길 잃은’ 지상파DMB, 활로 찾을까
이와 별도로 지상파DMB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다양한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스마트 DMB’사업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방송망과 통신망을 동시에 활용해 DMB서비스를 제공해 실시간으로 DMB를 보면서 채팅이나 투표, SNS, 게임 등 데이터 서비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말제조사들로부터 DMB API를 독점 제공받아 통합 또는 각 방송사별 여러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DMB 사업모델이 지상파DMB가 기대속에 추진했던 ‘DMB2.0’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DMB2.0은 서비스 되는 지원단말기 보급 난항으로 서비스 확산이 지연되면서 자리잡지 못했다.
지상파DMB 사업자는 도입 이후 줄곧 수익성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고심해왔다. 주변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분당·일산·과천선 등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철도시설공단과의 점용료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상파DMB 측은 철도시설공단의 시설사용료 요구액이 지나친데 반발해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협상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할 경우 수도권 지역 지하철에서 지상파DMB 방송을 보지 못 할 수도 있다.
공공건물·다중시설물에 대한 지상파DMB 수신설비 설치 법제화를 통해 지상파DMB를 재난방송 의무 매체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관련 법제화가 늦어지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DMB 측은 “야심차게 추진하는 하이브리드DMB와 스마트DMB 서비스가 지상파DMB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군 없는 싸움터에서 지상파DMB의 구상이 원만히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