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인식 무브·키넥트, 내년에도 살아남으려면…

일반입력 :2010/12/14 09:35    수정: 2010/12/14 11:18

김동현

올 하반기에 등장한 이후 전 세계 이용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는 동작인식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이하 무브)와 키넥트는 각각 2백만 대, 3백만 대를 판매하며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제품들의 미래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요란한 등장을 선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작인식기기들이 일반 타이틀처럼 한 번 판매가 되면 끝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닌텐도의 ‘위’(Wii) 아성도 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각자의 개성 정도만 뽐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본 키넥트와 무브의 현 위치다. 그렇다면 이 두 제품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무브, 지금보다 개성 살리지 못하면 위험하다

먼저 9월15일에 발매된 소니의 무브는 뛰어난 인식률과 Wii를 뛰어넘는 조작성, 그리고 개성 넘치는 라인업을 무기로 시장 내 주목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현재 입장에서는 후발주자 키넥트에게 선두를 내준 상태이며, 무브 라인업은 소리 소문 없이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발매도 되지 않고 있다. 막상 20개 이상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던 초반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다.

전문가들은 무브가 지금의 위치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라인업 확충과 함께 무브만의 개성을 살린 타이틀을 다수 선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Wii와 비슷한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면 그만큼 달라진 위상을 보여야 한다는 것.

또한 방향성에 대한 것도 확실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무브는 캐주얼 게임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마니아들을 겨냥한 게임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션에 있다. 지금까지 나온 게임기 중에서 이 포지션에서 살아남은 기기는 없다.

■키넥트 데뷔는 성공, 이제 캐주얼로 자리매김해야…

무브와 달리 키넥트의 첫 데뷔는 인상적이었다. 출시 한 주 만에 5십만 대가 팔렸고, 한 달 만에 1백5십만 대, 그리고 두 달 사이에 2백5십만 대를 달성했다. 우려했던 것보다 빠른 판매 속도였고, 이 같은 성과는 연말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키넥트의 성공적인 진입은 기존 동작인식게임들과 확연히 다른 방향으로 노선을 잡은 것에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키넥트를 제대로 활용한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키넥트가 내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 형성되고 있는 캐주얼 성향을 극대화 시키면서도 이 기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임들을 다수 선보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지금까지 나온 라인업이 맛보기 수준이었다면 다음부터는 좀 더 나아진 형태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가능성을 보인 휘트니스나 요가, 댄스 등의 가족 단위 라인업을 확충해 기능성 기기라는 점에 대해서도 강조해야 한다. 키넥트가 추구하는 거실 문화의 변화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족 단위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빅타이틀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닌텐도 빠진 경쟁, 내년 안에 승부 낸다!

해외 언론 및 전문가들은 내년 동작인식게임 시장 전망에 대해 ‘닌텐도 빠진 소니 대 MS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형 Wii에 대한 소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온다고 해도 내년 내 확고한 자리매김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무엇보다 소니, MS 양사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MS는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5백만 대 판매를 내년 초 이내에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무브는 내년 상반기 내 3백만 대에서 4백만 대 판매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와우치 시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우리는 무브가 가진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며 “내년에는 개성 넘치는 타이틀을 이용, 기존 동작인식게임과 다른 점을 확실하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MS 송진호 이사는 “키넥트가 가진 건 게임이 아니라 문화로써의 가능성”이라며 “우리는 거실의 문화를 바꿀 것이고 게임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선보여 시장 내 선두주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