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시작해 맡을 수 있는 직종은 다양하다. 소프트웨어업체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기획자, 관리자로 나아갈 수도 있고 여전 개발자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개발자로 일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자로서 일을 시작했다는 점 자체가 앞으로 진로를 만들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9일 열린 '코리아 개발자 페스티벌(KDF)2010'에 참석해, 젊은 개발자들을 위한 경력 관리와 진로 설정을 조언하는 '개발자의 커리어패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김 대표는 한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유출된 주요 보직 인사채용기준을 보면 기술자든 인사담당이든 관리직이든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1순위 자질이다고 말했다. 개발자 출신에게도 여러가지 진로가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또 재능있는 사람들이 개발자라는 진로를 많이 선택해 줘야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면서 젊은 개발자와 업계 지망생들을 독려했다.
그가 언급한 '기획자'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이고 '관리자'는 사업지원본부장 같은 프로젝트 매니저다.
물론 경력을 쌓고도 계속해서 개발자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나 빌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은퇴하기 직전 맡았던 최고소프트웨어설계자(CSA)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현 이스트소프트 게임사업본부장의 사례를 들며 그는 게임을 만들고싶다는 이유로 입사했지만 처음엔 용역개발부터 시작했다며 알집을 개발한 뒤 게임개발이란 꿈을 간직하고 있어 게임사업본부장에 앉히고 CTO와 CSA직을 맡겼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개발자로 시작해 이스트소프트 대표로 자리잡게된 체험담을 소개하며 개발자의 과업은 기계를 잘 다루는 일이지만 경영은 사람 마음을 알아야 하는 일이다라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여러 사람을 이끌어 개발을 진행하는 이들은 개발자라는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개발자의 꿈을 키우고 경영까지 맡게 된 배경에는 MS,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해외 유명 IT업체의 전설적인 창업스토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개 2인 공동창업자로 한 명이 개발책임을 맡고 다른 한 명은 경영책임을 맡는 분업 구조라며 개발과 경영을 동시에 잘 하려면 시간과 기력이 부족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빌게이츠 처럼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을 시도했지만 결국 졸업은 해야 했다며 국내는 투자가 활성화돼있지 않아 아직 학생창업이 어렵다며 업계 경력과 평판을 쌓아나가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해외 유명기업과 창업자들의 성공스토리를 보면서 그 당시 내 상황과 비교돼 좌절감도 느꼈다면서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CEO는 나이가 훨씬 어리지만, 유능하고 천재적인 사람들은 여전히 내게 롤모델이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 지망생과 이제 막 업계에 뛰어든 젊은 개발자들에게는 개발자가 성공한다는 의미는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키워나간다면 꿈을 이룰 때쯤 자연스럽게 명예와 부도 따라올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