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구글의 중국 철수 발단으로 작용한 ‘구글 차이나’ 해킹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자국 내 외국 민간 기업 활동에 깊숙이 개입, 몰아냈다는 뜻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전문을 인용, 중국 공산당의 구글 탄압 내용을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보 업무를 총괄하는 리장춘(李長春·권력서열 5위) 정치국 상무위원은 구글에 그의 가족에 대한 사생활 정보와 비난 글이 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리 의원은 구글에 대한 검열은 물론, 미국내 서버 해킹까지 지시했다는 것이 위키리스크 전문에 명시됐다.
구체적으로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신문판공실, 공안부 등 3개 부서에 구글 중국 사이트(www.google.cn)에서 글로벌 사이트로 연결되는 기능을 차단하도록 명령을 내린 사실도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공산당은 민감한 정부, 군사시설을 보여주는 ‘구글어스’ 해상도를 낮추라는 요구로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이는 결국 구글이 지난 3월 중국 사이트를 홍콩으로 옮기는 발단이 됐고, 미중 관계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우리도 최대 해킹 피해국인데 구글이 상업적 문제를 정치화한다”고 비난했지만, 이번 보도로 인해 곤란한 처지가 됐다.
리 상무위원은 공산당 서열 5위이자 이념·선전 분야의 최고 실력자로 알려졌다.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지목된 시진핑(習近平·당내 서열 6위) 부주석보다 서열이 높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계열의 보수파로 개혁파을 이끄는 후야오방(胡耀邦)의 복권에 반대했으며, 지난 2002년 상무위원 발탁 이후 중국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