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돌리기만 해도 ‘승룡권’이 잘나가게 되나?

일반입력 :2010/11/23 10:09

김동현

세계적인 영상 커뮤니티 ‘유튜브’에 한 영상이 공개된 이후 찬반논쟁으로 뜨거웠던 주변기기가 하나 있다. 바로 X박스360용 신형 무선 컨트롤러가 그것이다.

신형 X박스360의 출시를 기념해 특별 한정판으로 등장한 이 제품은 그동안 수많은 이용자들과 언론에게 질타 받은 X박스360 컨트롤러의 십자패드(D-Pad) 부분을 대폭 개선했다. 개선이라기보다는 정확하게 말하면 차선책을 마련해준 것이지만.

특별한정판으로 등장한 X박스360 컨트롤러는 십자패드를 돌려주면 조작감이 바뀌는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초반에 영상에서 화제가 됐던 부분도 이 부분 때문. 간단하게 ‘딸깍’ 돌리기만 하면 안 나가던 ‘승룡권’도 나가게 된다는 것이 MS 측의 설명이다.

돌리는 과정은 간단하다. 십자패드 부분을 잡고 시계나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그러면 ‘딸깍’ 소리와 함께 올라가고, 내려간다. 개선된 느낌은 올라갔을 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해당 제품을 직접 사용해봤다. 테스트한 게임은 ‘버추어 파이터5 라이브 아레나’와 ‘철권6’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4’ ‘블레이 블루 : 컨티뉴엄 시프트’ 등 4개다. 정확성을 요하기 위해 3D 격투 게임 2개, 2D 격투 게임 2개를 선택했다.

우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기술 여부는 확실하게 개선됐다. 눈에 띈 부분은 의외로 정확한 입력이 나갔다는 점이다.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 ‘버추어 파이터5 라이브 아레나’에서는 공중 콤보나 잡기 콤보가 개선됐고, ‘철권6’에서는 주요 기술인 ‘풍신’이 좀 더 자연스럽게 나갔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4’에서는 콤보 연결이 어려운 것은 큰 차이가 없지만 의외로 ‘승룡권’은 잘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블레이 블루 : 컨티뉴엄 시프트’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했다. 오히려 레버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는 ‘슈퍼콤보’나 체인기는 더 안 나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즉 이 개선된 십자패드는 기존 제품들이 보여줬던 어떤 ‘비비기’ 형태의 움직임은 나빠지고 좀 더 정교한 입력을 살린 주변기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다수의 복잡한 커맨드가 연결되는 2D 형태 격투 게임보다는 정교한 입력을 필요로 하는 3D 격투 게임에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아날로그 스틱을 쓰지 않고 십자패드를 쓰는 게임들에서도 해당 제품을 사용해봤지만 입력 자체가 딱딱해진다는 느낌 정도만 강해질 뿐, 그때 당시 영상에서 언급됐던 전폭적인 개선은 알 수 없었다. 물론 정확한 입력을 추구하는 이용자들에게는 꽤나 만족스러운 조작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형 X박스360 무선 컨트롤러는 특별 한정판답게 ‘충전 키트’가 포함돼 있다. 일일이 배터리를 교환하지 않고 준비된 케이블을 연결하면 무선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유선 상태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가격도 다소 비싸다.

물론 덕분에 이 신형 패드는 PC와 X박스360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한 드라이버 하나 설치하면 호환도 되고 상대적으로 십자키를 많이 쓰는 PC용 게임에서도 개선된 조작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에게 이 신형 패드가 큰 매력일지는 잘 모르겠다. 정교한 조작을 원한다면 당연히 추천하고 싶지만 격투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에 주력하는 이용자들이라면 굳이 7만원이라는 가격대의 이 한정 제품을 선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