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하드웨어와 SW를 긴밀하게 결합하는 애플의 방식이 먹혀들 수 있을까?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이후 하드웨어와 SW간 통합을 강조하는 오라클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썬 인수후 오라클이 보여주는 제스처는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쏘아올린 애플의 방식과도 유사하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도 예전부터 애플의 방식을 주목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 애플과 시스코는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누리고 있는데, 이것은 하드웨어와 SW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하드웨어와 SW를 함께 디자인할 수 있다면 SW만 다루는 것보다 나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오라클 시스템 전략도 이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오라클 제품 전략도 실제로 하드웨어와 SW 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8년 하드웨어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한 엑사데이터 머신을 공개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들웨어와 하드웨어를 버무린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 플랫폼도 공개했다.엑사로직은 기업 내부를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물론 외부를 상대로 컴퓨팅 자원을 판매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을 겨냥하고 있다. 자바는 물론 자바 기반이 아닌 애플리케이션을 환경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제공한다는게 오라클의 설명이다.
'엑사로직'은 하나의 하드웨어안에 필요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운영체제, 미들웨어가 모두 통합됐다. 인피니밴드 네트워크 기술에 기반해 시스템안에서 각각의 구성요소들이 초당 40기가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외부 네트워크는 10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한다.서버와 DB를 경합한 엑사데이터 머신과도 연동된다.
운영체제(OS)는 솔라리스와 리눅스를 지원한다. 미들웨어인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오라클 웹로직이 탑재된다. 하나의 시스템안에 2소켓 방식의 인텔 6코어 제온칩 기반 서버를 30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 내년께 공식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에 따르면 엑사로직은 사용자가 하나의 서버를 운영하는 듯한 환경을 제공한다. 패치 파일 하나로 내부에 있는 모든 SW를 한번에 패치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미들웨어든 운영체제든 문제를 수정할 일이 발생하면 파일 하나만 내려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엑사로직은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오라클 서비스로 경고가 전달되기 때문에 담당 엔지니어가 바로 오류를 처리할 수 있다면서 관리의 편의성을 거듭 강조했다.
오라클은 엑사로직과 함께 신형 DB머신 '엑사데이터 X2-8'도 공개했다. '엑사데이터 X2-8'은 8소켓짜리 인텔 서버 2대를 기반으로 돌아간다. 탑재된 서버 프로세서는 8코어까지 지원한다. '엑사데이터 X2-8'하나로 최대 128 프로세서 코어를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엑사데이터 X2-8'은 2테라바이트(TB) 메모리를 지원하고 용량은 336TB까지 늘릴 수 있다. 40기가비트 내부 인터커넥트 기술도 지원한다. 운영체제는 리눅스와 솔라리스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