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경영실적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고 있다.
연초 실적발표에서 SK브로드밴드는 3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이를 한 분기 앞서 달성했고, 연말에는 연간 영업이익 흑자달성 목표를 항해 순항 중이다.
아직까지 순이익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의 실적 호조는 기업사업의 꾸준한 성장에서 비롯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올 연말까지 기업사업 연 매출 6천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14년까지 전사 매출의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저가공세를 펴면서 올 상반기 공공부문을 포함한 기업사업의 수주율이 90%에 이른다”며 “나머지 10%만을 KT와 LG유플러스가 나눠 가졌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SK텔레콤의 기업사업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이 현재까지 기업사업의 성과에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같이 SK브로드밴드가 기업사업 부문에서 호조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집전화·초고속인터넷 등의 소매사업의 재판매에 나서면서 기업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LG데이콤이 소매사업을 LG파워콤에 이관하고 기업사업에 집중했던 것과 판박이다. 하지만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이원화 돼 있던 사업 구조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LG텔레콤을 포함해 올 초 합병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인수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SK브로드밴드가 실적을 플러스로 전환하는 올 연말 이후에는 합병의 움직임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의 지원 아래 SK브로드밴드는 유상증자, SK네트웍스 기업용 사업 양수, 구조조정,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집전화·IPTV 재판매 등을 통해 몸만들기를 해온 터다.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를 당장 흡수·합병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SK텔레콤이 앞서 TU미디어와 합병한 SK텔링크와 우선 합병시킨 뒤 흡수하는 방안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현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과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 중인 박인식 대표가 지난해까지 SK텔링크 사장이었다는 점에서도 SK텔레콤에 부담스럽지 않은 시나리오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물리적 결합에 이어 화학적 결합의 시너지를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어 SK텔레콤 입장에서도 SK브로드밴드를 마냥 외부에 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SK텔링크와 합병시켜 마지막 담금질을 한 뒤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