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밍 요금폭탄 '어떻게'…SIM 컨트리락 해제 '시급'

일반입력 :2010/10/21 11:11    수정: 2010/10/21 11:27

정현정 기자

소비자 방문빈도가 높은 주요 국가의 휴대전화 해외이용 요금을 분석한 결과 현지 SIM카드를 장착하는 것이 해외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경재 의원이 미국의 AT&T 연차보고서와 SKT · KT 로밍요금을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현지 SIM 카드 이용 시 100분당 요금은 18만원인데 비해, SKT 해외로밍 이용시 44만원으로 26만원의 차이가 났으며, KT 해외로밍 이용시 38만 5천원으로 20만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재 의원은 “소비자 단말기에 현지 SIM 카드를 장착해 사용하면 현지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이 돼 체류국의 이동통신사 요금이 부과된다”면서 “그러나 국내 이통사들은 단말기에 ‘컨트리 락’을 걸어놓아 소비자로 하여금 높은 요금의 해외로밍만을 사용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이통사들은 단말기 밀수출 및 분실·도난 증가 등의 이유로 소비자의 단말기 사용 권리를 제한해왔다. 이에 대해 지난 6월1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통신비 절감 등의 이익이 현저히 저해된다는 이유로 시정조치를 내렸으나 아직 많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통사들이 방통위 시정조치에 따라 국가별 잠금장치를 올 하반기부터 해제하고 있지만 현재 SIM 카드 이용이 가능한 단말기는 총 18종, 178만명 수준으로 전체 3G 가입자의 6.2%에 불과하다.

또 소비자의 요청이 있을 때 해제가 가능한 단말기는 총 48종, 675만명에 달하지만 모두 SKT에 한정되어 있다. KT의 경우에는 단말기 제작시부터 사후 컨트리락 해제가 불가능하도록 설계를 요구해 개선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경재 의원은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선불 통화 요율이 저렴한 나라에서 SIM 카드를 이용하면 통화료를 많이 줄일 수 있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를 모르고 있다”면서 “SIM을 이용한 방법이 해외로밍 서비스의 대체제로서 잘 활용된다면 소비자 측면에선 선택의 폭이 확대되는 동시에 엄청난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현지 SIM 카드 이용 시 한국으로의 문자 전송이 불가한 SMS 이용은 제외했으며 기준환율은 당일 매매기준율을 적용하여 산출했다. 다만, 자동로밍시 한국으로 SMS 사용이 가능하므로 SIM 이용시보다 국제발신 도수가 줄 수 있으나, 자동로밍시 현지 내에서의 SMS 사용이 불가능해 SIM 이용자보다 현지 국내발신 도수가 늘 수 있는 것에 분석의 한계가 있다고 이의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