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장애인 방송 편성 ‘꼴찌’…방통위 탓?

예산 집행률 100% 가까운데도 실적 부진… 지원예산 또 삭감

일반입력 :2010/10/18 11:18

정현정 기자

EBS의 장애인 지원 방송 실적이 ‘꼴찌’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의원은 18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국감에서 EBS의 장애인 방송 편성 실적이 타 방송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며, 이는 방통위의 지원 예산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 장애인 방송 편성 실적’에 따르면 EBS는 자막 방송 85.6%, 화면해설 방송 3.6%, 수화방송 4.2%를 편성해 방송했다. 이는 정부가 설정해놓은 해당 장애인 방송 목표치에 많게는 10%에서 적게는 1%가량 떨어지는 수치이고, 타 방송사와 비교하면 ‘꼴찌’ 수준이다.

EBS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회 문방위 예·결산 과정에서 ‘자막 방송 등 시청접근권 확대사업 추진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시 EBS의 장애인 방송 실적은 꼴찌를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8월 현재 EBS의 전체 방송시간 대비 장애인 방송 비율은 장애인 방송 불가 프로그램을 제외할 경우 자막방송 93.8%, 수화방송 6.7%, 화면해설방송은 6.3% 수준이다.

전체적인 수치는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나 2009년 당시 자막방송의 경우 99%대를 유지했던 KBS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방송분량에서는 뒤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EBS는 장애인 방송 제작비를 자체 예산 편성과 더불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EBS는 8억 1천995만원을 방통위로부터 지원받아 이 중 총 97.8%를 집행했다.

지난해 EBS는 자막방송에서 자체 편성한 예산보다 580만원을 초과 집행해, 104.4%의 예산 집행률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실적은 85.6%에 그친 것이다.

해당 예산 집행률이 이렇듯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타 방송사에 비해 장애인 방송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그만큼 지원 예산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장애인 방송 EBS 지원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약 4천700만원을 줄였다. 방송 제작 등에 있어 EBS의 자부담 액수도 상대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EBS측 관계자는 “장애인 방송 편성률을 높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 등 여러 요건으로 인해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털어놨다.

최 의원은 최근 발달장애학생의 10명 중의 7명은 교육방송을 보기를 원한다는 언론보도와 바깥외출이 힘든 장애학생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 생활은 TV시청으로 조사됐다며 EBS의 장애인 지원 방송 실적이 타 방송사에 비해 낮다는 것은 EBS가 갖는 목적성에 비춰봤을 때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지원 방송 예산 집행율이 이렇듯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집행실적이 낮은 데 대해 추가 지원을 더 못할지언정, 관련 예산을 줄여버린 방송통신위원회의 안일한 예산 편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