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력 위조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던 가수 타블로씨 사건이 해결 국면을 맞은 가운데, 정작 타블로의 형인 이 모씨는 EBS로부터 퇴출을 당했다.
지난 7월 이른바 ‘군대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언어영역 장희민 강사 역시 EBS로 부터 계약 해지를 당했고, 그가 강의한 1천400여편의 강의 콘텐츠는 영구히 삭제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의원은 18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국감을 앞두고 낸 자료를 통해 타블로 형 프로그램 중단과 장희민 강사의 계약해지 조치를 들어 EBS가 민원에 과잉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BS측은 타블로씨의 학위 위조 논란이 불거진 후, EBS에서 ‘스타 잉글리시’ ‘모닝스페셜’ 등에 출연하고 있던 타블로의 형 이 모씨에 대한 학력 검증 민원이 쏟아지자 지난 7월 19일 진행 중인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시켰다.
최 의원은 이 같은 조치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으로부터 ‘브라운대학교 학사학위 취득’을 공식 확인한 뒤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EBS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으로 “대교협 검증결과와 관계없이 시청자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이 더 이상 시청자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사항”이라고 밝혔다.
곽덕훈 EBS 사장은 지난 7월 22일 시청자위원회 회의라는 공식 석상에서 “이 사람(이씨)이 인터넷에서 대응을 잘 못했다”라며 하차 원인을 설명했다.
최 의원은 “가을 개편까지 공식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자진하차도 아닌, 프로그램 중단 조치는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던 이 씨에 대해 EBS가 공식적인 주홍글씨를 달아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EBS 강사 인력풀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특정 사기업으로 이적하는 경우’ ‘EBS를 비방하거나 EBS의 품위를 해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며, 실제 계약해지를 한 강사는 2007년에 총 4건이 전부였다.
최 의원은 “학력위조 논란으로 네티즌과 공방을 벌인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중단 조치를 내리기에는 그간 EBS 강사 인력풀 징계 요건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씨와 더불어 EBS 강의에서 하차한 또 한 사람인 장희민 강사의 후속조치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말했다.
EBS는 지난 7월 이른바 ‘군대발언’으로 언어영역 강사인 장희민 선생이 논란을 빚자 즉각 곽덕훈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장희민 선생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EBS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장희민 선생이 지난 2007년부터 강의한 1천400여편의 강의 콘텐츠를 영구 삭제하겠다고 밝혔고 약 열흘간의 유예기간 뒤 실제 해당 콘텐츠들이 EBS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장희민 선생의 ‘EBSⓘ수능특강 - 장희민의 언어영역’의 1편당 표준 제작비는 63만 1749원으로, 이번 영구 삭제 조치로 인해 총 8억8천444만원의 콘텐츠 제작비를 날린 셈이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액수는 EBS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지원받은 2010년 ‘자막방송’ ‘수화방송’ ‘화면해설방송’ 제작 예산인 7억7천372만원보다 더 많은 수치다.
최 의원은 “EBS는 국민이 내는 방송수신료를 지원받고 중고등학생의 교재비 판매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시청자 의견을 존중하고 시청자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고 있는 해당 강사의 인격을 무시하고, 소중한 제작비용을 들여 만든 콘텐츠를 일시에 날린 EBS의 조치는 과잉대응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