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 중복 규제와 글로벌 규격에 맞지 않는 게임 규제 정책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한선교 의원(한나라당)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70%에 육박하던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점유율이 지난해 25.6%까지 급락했다.
현재 중국 내 서비스 되고 있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27.9%에서 2009년 25.6%까지 추락했다. 오히려 일본과 미국 등이 새롭게 중국 게임 시장 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유럽, 태국 등 추가적인 국가들의 온라인 게임 점유율도 계속 늘고 있다. 중국 게임은 지난 2008년 56.8%보다 60.8%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선교 의원은 “우리나라 게임의 중국 내 몰락은 중국 표절 게임 및 불공정한 게임 규제, 그리고 중국에도 없는 게임 규제 정책으로 인해서 급락을 넘어 몰락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온라인 게임의 발전을 위해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을 공개해 장려 산업으로 선정하고, 타국에서 개발한 게임을 일방적으로 ‘금지목록’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외국 자본이 들어올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이는 WTO 원칙에 위반되는 행위임에도 중국은 자국의 온라인 게임을 보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국 정부의 노력에 비해 우리나라는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중복 규제부터 세분화돼 있는 등급 연령대, 까다로운 사용자 인증제도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복 규제는 게임업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성인용 게임의 경우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관리 감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에서는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다시 한 번 지정하는 등 이중 규제에 나선 것.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이 해당 게임의 수입을 꺼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별도 보안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세분화된 게임물 등급 정책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부분 수출되는 게임들은 국내에서 성공한 작품들 위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게임물 심의 등급제가 글로벌 규격과 달라 인기 콘텐츠나 모드를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사용자 인증 제도로 인해 외국인들이 국내 게임에 쉽게 접속할 수 없는 것과 자국 내 지원 정책 미비, 국내 게임에 대한 과한 규제와 역차별 등도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한 의원은 “중국 게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2년 6.1%가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게임의 미래는 어둡다. 우리나라 게임 산업이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정부는 불합리한 중복 규제를 하루 빨리 완화하고 세계 기준에 맞는 규제 정책을 마련하는 등 규제에서 진흥으로 정책 기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