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의원, "KBS, 말로만 난시청 해소"

일반입력 :2010/10/05 16:52    수정: 2010/10/11 18:07

정현정

KBS가 오는 6일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난시청 해소 등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수신료 인상에만 목메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의원은 5일 자료를 통해 KBS가 흑자재정을 난시청해소 투자로 포장해 열악한 재정을 부각시킴으로써 '수신료 인상'의 명분을 얻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KBS의 수신료 수입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서 2009년도에는 2005년 대비 329억원이 증가한 반면, 난시청 해소지원 사업 지출은 2006년 556억원에서 2009년도 192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난시청 해소 사업 예산 감소분은 364억원으로 수신료 증가분 보다 크다. 수신료 수입을 증가시키는 활동에는 적극적이었던 반면, 난시청을 해결하기 위한 수신환경 개선 활동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KBS·지방자치단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2009년도 '절대 난시청 해소 지원' 사업의 경우 당초 19억 3천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난시청지역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진행했으나, 수요예측·검증 절차 등 준비 부족으로 인해 총 예산 중 6억 2천만원만 집행되고 13억원은 사용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저소득층 지원 난시청 해소 사업은 디지털 전환과정에 반드시 지원이 필요한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이 지난해로 종료됐다.

최 의원은 이어 KBS가 '디지털시청 100% 재단'을 통한 출연 방식으로 난시청 해소 사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KBS는 예산 현황 자료를 제출하며 2010년에는 난시청 관련 예산을 655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시청 100%재단’에 320억 원을 출연하는 것을 포함해서 예산을 크게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그러나 '디지털시청 100% 재단'의 출연금액 320억원은 사실 KBS가 월드컵 중계권료로 확보하고 있었던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당초부터 난시청 해소를 위한 목적의 재원이 아니며, 국가기간방송으로 국민적 관심 행사였던 월드컵 중계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남은 재원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디지털시청 100% 재단’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 '난시청 해소'에 투자되는 액수는 KBS가 직접 수행 할 경우보다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단의 경우 ‘기본재산’으로 출연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사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KBS가 출연하는 320 억원은 기본재산으로 출연이 되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 등으로 사업을 집행하기 때문에 실제 난시청 사업에 투자되는 액수는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방송법에 규정을 들어 난시청 해소는 KBS의 기본 역무로 굳이 재단을 설립해서 난시청 해소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디지털 전환을 2년 앞둔 시점에 난시청 해소를 위한 예산 수요가 큰 상황에서 320억 원을 재단 출연 방식보다는 직접수행 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디지털시청 100%재단' 설립이 이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BS가 이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최 의원은 KBS의 당면 과제인 '수신료 인상' 논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10년 흑자폭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흑자재정이 밖으로 노출될 경우 수신료 인상을 추진할 명분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난시청 해소'에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포장하여 공영방송의 열악한 재정을 보여 주려 한다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KBS는 국민적 착시현상을 유발시키려는 것이다라면서, 방통위는 KBS의 디지털시청 100% 재단 설립 허가 신청을 단호히 불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