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사용량 70MB(5만5천원 기준)를 초과한 이용자가 망 부하 지역에 있을 경우 동영상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일시적으로 QoS 제어가 들어간다.”(SK텔레콤)
“3G 데이터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일부 데이터 다량 이용고객의 QoS를 일시적으로 제어하는 최소한의 제한 조치를 두겠다.”(KT)
“데이터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다량 이용자의 VOD·MOD 등의 서비스에 QoS를 일시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10월부터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키로 하면서, 내달부터는 이동통신3사 가입자 모두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동통신3사 모두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5만5천원 이상 요금제를 쓰고 있는 가입자로 제한하면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높다. 현재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가입해 쓰고 있는 요금제는 4만5천원이다.
특히, 3사 모두 이처럼 데이터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타 이용자의 통화품질 보장을 위해 QoS(Quality of Service) 제한을 두겠다고 밝히면서, ‘무늬만 무제한’이라는 혹평까지 받고 있다.
실제, KT는 미국에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했던 AT&T의 통화불능 사태를 예로 들며, 지난 7월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 발표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지난달 26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시행에 나서자, KT 역시 이달 10일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LG유플러스도 내달 1일 도입할 예정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인상 꼼수 따라하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뜯어보면, 각 사의 브랜드에 따라 요금제 명칭만 다를 뿐 내용은 동일하다.
5만5천원 이상 요금제를 쓰면 데이터가 무제한이고, 그 전제조건으로 망의 통화품질 보장을 위해 최소한의 제어를 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스마트폰 신규가입자 중 70% 이상이 5만5천원 이상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며, ‘무제한 데이터 이용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KT 역시 올 2분기 데이터 매출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23.7%, 가입자 당 무선데이터 평균 매출이 17.1% 늘어난 데 이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으로 수혜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작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체감은 다르다. 무제한 데이터라는 유혹(?)에 사실상 기본료가 5만5천원인 요금제를 선택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 초부터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본료가 3만5천원으로 사실상 인상됐고, 스마트폰의 구입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다수가 4만5천원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선택권만 소비자에게 있을 뿐 체감요금은 계속 상승 중이다.
이는 점차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스마트폰 요금제가 일반화된다면, 기존 일반 요금제를 대체하는 사실상의 요금인상이다.
스마트폰 요금제가 출시된 이후 데이터 이월이나 이용자 스스로 음성·SMS·데이터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던 것도 ‘쓰지 않는 데이터 때문에 통신요금 지출이 커졌다’는 반발 때문이었다.
사업자들은 데이터 매출 증가로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증가한 효과를 보았지만, 반면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상대적으로 가벼워질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의 형태를 띄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았을 때 반발했던 KT와 LG유플러스가 잇따라 동일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이 같은 효과에 기댄 측면이 크다.
일단, 통신사들은 기존 유선망에서 소비자들이 이용했던 콘텐츠들을 모바일에서도 언제·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고 호평하지만, 이것이 매년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해 만든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소비자들은 결합상품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요금제로 그 빈 곳간을 채우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