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세중게임즈 대표 “피처폰 시대, 내년 말까지”

일반입력 :2010/08/03 12:23    수정: 2010/09/15 11:04

정윤희 기자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냉정하게 판단하면 피처폰 게임은 내년 말 정도까지 갈 것 같습니다. 제가 토그로 눈을 돌린 것도 그 때문이죠.”

단호한 어조였다. 지난달 29일 서울 세중게임즈 본사에서 만난 김태우 세중게임즈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뛰어든 이유로 기존 피처폰 게임 시장의 어두운 전망을 들었다.

“모바일 플랫폼의 변화 속도는 엄청납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속도는 과거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되던 속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빨라요. 그렇다고 게임 사업을 접지는 않을 것이니 오해는 하지 마세요.”

세중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토그는 사람의 목소리를 콘텐츠화한 세계 최초의 SNS다. 서비스 한 달 만에 회원 수 5만명을 돌파하는 등 심상찮은 인기를 보여준다.

김 대표는 “모바일게임은 회사를 유지할 수는 있어도 시장이 급변하는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며 “반면 토그는 1년 후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이 안 갈 정도로 변곡선을 그리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 토그의 모델은 유투브

“대중은 1등만 기억합니다. 검색은 네이버, 동영상은 유투브 이런 식이죠. 한마디로 하자면 토그는 보이스(voice) 유투브가 되고 싶은 겁니다.”

김 대표는 “유투브는 굉장히 의미있는 플랫폼”이라며 토그의 모델로 유투브를 들었다. 지난 2004년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표방하며 시작한 유투브는 매우 유니크한 서비스였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

“당시에는 저작권으로 설왕설래가 많을 때였어요.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다 하면 다들 ‘불법 동영상이 거기 다 있겠구나’하며 비아냥거렸죠.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없었으니까요. 그 후 UCC가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국내에 서비스가 되면서 2년 만에 동영상 플랫폼 1위 자리를 차지했죠. 글로벌 기업들의 무덤이었던 인터넷 서비스에서 새로운 UCC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거예요.”

토그는 ‘목소리’라는 감성에 호소하는 SNS다. ‘90% 이상의 대중은 어색한 것을 싫어한다’는 명제가 바탕이 됐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90%의 보편성에 보이스라는 10%의 차별성을 넣어 기획한 것. 김 대표는 이제는 보이스라는 부분이 미디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준비 단계가 됐다고 확신했다.

“전화세를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휴대폰을 통해 노래도 부르고 놀 수 있죠. 목소리가 다양한 미디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용자가 생산해내는 콘텐츠에 음성이라는 부분이 추가되는 거고요. 아직까지 이용자들이 보이스 콘텐츠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흐름에 역행할 수는 없는 거라고 봐요. 신인상은 동 시대에 1명만 받잖아요? 그 중 보이스 상용화 SNS라는 신인상은 저희가 탄 거죠.”

김 대표는 서비스 초반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에 오픈한다는 것에 이용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가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용자 반응 속도가 의외로 빨랐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 “이용자들이 거침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놓더라”고 놀란 김 대표 자신도 토그에 빠졌다. 김 대표는 “주변 직원들이 말릴 정도로 열심히 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 국내 SNS시장, 2강 4중 체제 만들 것

“현재 국내 SNS 시장은 2강 3중 체제예요. 지금 당장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거대 글로벌 SNS들과 맞붙어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

김 대표가 꼽는 2강 3중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해 요즘, 미투데이, 싸이월드다. 소위 말하는 ‘대기업군’이랄까. 김 대표는 토그로 2강 4중 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토그 오픈 초기 한 달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5만 회원을 돌파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른 SNS의 경우 서비스 초기 1년 동안 회원 수 5만명을 모은 곳이 드뭅니다. 그런 것을 토그는 단숨에 돌파해버렸죠. 제가 알기로 요즘이 17만명, 미투데이가 130만명 정도, 페이스북이 110만명, 트위터가 6, 70만명 정도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토그가 단순히 회원 수만 끌어 모으는 것은 아니다. 가입한 회원 수 대비 실제 활동 회원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토그는 현재 실제 이용자와 회원 수가 균형을 이루도록 1단계, 2단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중이다.

“어떤 것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질적 팽창과 양적 팽창이 순차적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토그는 하프마라톤 레이스를 펼친다는 기분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구글 가장 인상 깊어

중국 고서의 지혜를 얻으려고 많은 노력을 쏟는다는 김 대표는 세중게임즈의 운영 모델로는 구글을 꼽았다.

“구글이라는 회사 자체가 참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밸런싱 문제라던가, 경영 철학이라던가, 혁신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 같은 것이요.”

김 대표는 구글에 대해서 ‘균형 있고 조화로운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CEO인 에릭 슈미츠 역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구글이라는 회사의 가치는 몇 백조가 될 거예요. 그 가치는 불과 10여년 만에 달성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미츠 대표의 연봉은 3, 4억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물론 3, 4억도 큰 돈이지만 회사 전체의 매출 및 가치 창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적다는 거죠. 이런 기업 문화 자체가 좋은 거예요.”

‘위닝일레븐’ 만큼은 자신 있다는 김 대표는 항상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어떤 집에서 살고, 어떤 오디오를 가지고, 어떤 자동차를 가지겠다는 식으로 매우 구체적이다. 자신이 그린 10년 후 목표는 직원과 공유한 후 책상 옆에 붙여 놨다.

“현재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목표도 많아요. 하지만 계속해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놓고 노력 중이죠. 토그 역시 마찬가지예요. 하나씩 하나씩 세부적으로 단계를 그려놨어요. 이 단계를 하나씩 밟아나가는 사이에 제가 바라는 토그의 모습이 이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