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블랙베리, 제2의 구글차이나?

개인이메일 못보는 철통 보안성이 오히려 문제로

일반입력 :2010/08/02 11:43    수정: 2010/08/02 12:02

이재구 기자

블랙베리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 등에서 사용금지처분을 받았다.

UAE당국이 블랙베리 사용자에게 성능향상을 위해 설치토록 한 패치를 스파이웨어로 지목, 이를 푸는 방법을 알려준 제조업체의 행동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마치 구글과 중국정부간에 발생한 인터넷 검열을 둘러싼 갈등상황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씨넷 등 외신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당국이 10월 11일부로 블랙베리의 이메일,인스턴트메시징,웹브라우징 기능 등을 차단할 방침을 밝혔다고 1일(현지시간)보도했다.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림)사가 개발한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는 개인의 이메일 등을 외부에서 검열하기 어려운 단말기로 이른바 철통보안 폰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UAE국영 이동통신사가 블랙베리 사용자들에게 성능향상패치를 설치하라고 하자 림은 이것이 '스파이웨어'라며 고객에게 이를 푸는 방식을 알려주었다. 어쨌든 UAE정부에 대해 정면 반발한 셈이다.

결국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블랙베리폰에 대한 정부규제와 이를 지키려는 제조사간의 갈등이 UAE에서의 블랙베리 서비스 중단사태로 이어진 형국이 됐다.

이 날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의 2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블랙베리의 인스턴트메시징기능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정부가 제공한 성능향상 패치는 스파이웨어?

UAE정부의 이번 결정은 블랙베리 단말기의 저장 및 데이터전송 방식과 관련된 논란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내막을 알고 보면 원인은 블랙베리가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회부에서 열어보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추정하기 어렵지 않다. 이는 외부에서 블랙베리 사용자의 메일 내용 등을 보기위해 침투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와관련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해 UAE 정부소유의 이동통신회사 에티살라트(Etisalat)가 블랙베리사용자들에게 성능향상패치를 설치할 것을 독려한 이후의 상황을 보도했다.

UAE당국(국영 이통회사)의 조치에 대해 림은 패치가 스파이웨어로서 사용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정당한 허가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이유로 비난했다.

에티살라트는 이런 혐의를 부인했지만 림은 패치를 지우는 방식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돌렸다.

이 과정에서 UAE당국이 블랙베리 사용자의 자유로운 통신사용에 대한 규제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블랙베리서비스가 정부의 단속범위를 넘어서

실제로 UAE당국자는 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림의 주장에 나타난 대로 “이같은 결정은 지난 2007년 '통신규제와 연계한' 블랙베리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실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의혹과 관련 간접적으로 시인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는 일부 블랙베리 서비스는 “이 나라에서 단속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작동한다”면서 “블랙베리데이터는 즉각 해외(림 본사)로 전송되는데 거기서는 외국상업기관에 의해 운용된다”고 말했다. 규제받지 않는 림의 서비스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셈이다.

UAE당국자는 또 “오늘의 결정은 블랙베리의 현재 형태로 갈 때 일부 블랙베리 사용자들이 법적,사회적,국가안보 관련 문제를 일으켜도 어떤 법적 책임도 지지 않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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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데이터서비스는 현재 UAE에서 운영되는 데이터 서비스 가운데 문제가 된 유일한 데이터서비스이다.

블랙베리 단말기 단말기 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RIM 림)은 이에 대한 즉각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금지조치는 UAE내에서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50만 가입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