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여성이용자 파워UP…‘여인천하’

일반입력 :2010/07/26 12:17    수정: 2010/07/26 14:32

정윤희 기자

온라인게임에서 여성이용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할 만한 남성이용자는 이미 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 고객으로서 여성이용자의 가치는 크다. 게다가 여성이용자가 많으면 남성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은 게임 시장의 상식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여성 입맛에 맞는 게임들이 하나 둘씩 쏟아져 나오면서 여성이용자들의 게임욕구도 상승하는 모양새다. 인맥관리, 수다 등으로 대변되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가 여성이용자들의 호평을 얻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도 ‘온라인게임’, ‘여성’ 두 가지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여성들이 즐길 만 한 온라인게임’에 대한 질문이 상당수 등록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게임에서 여성이용자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파워 역시 커지는 추세다. 단순 비율도 늘어났을 뿐더러 게임에 따라 상위 랭킹을 여성들이 차지하기도 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게임에서 여성이용자들의 영향력 역시 커져 눈길을 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는 갈라랩(대표 박승현)의 ‘아이엘:소울브링거(이하 아이엘)’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소녀들의 게임’을 내세운 ‘아이엘’은 동화풍의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성장 시스템 ‘피오’로 여성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재 ‘아이엘’의 이용자 남녀 성비는 7:3이다. 언뜻 들으면 여전히 남자 이용자가 많은 것 같지만 20% 수준에 이르는 여성 이용자를 보유한 타 MMORPG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성의 수가 많다. ‘여성유저’, ‘남성유저’로 말머리가 나뉘어 있는 ‘아이엘’의 팬카페 내 신입회원 인사 게시판에도 ‘여성유저’ 말머리를 단 가입인사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아이엘’의 여성파워는 ‘명예의 전당’ 및 ‘재미랭킹’에서 두드러진다. ‘명예의 전당’은 경험치, 플레이타임 등을 따지는 기본적인 랭킹 시스템이며 ‘재미랭킹’은 게임 내 쇼핑, 포션 사용, 에테르 스톤 터치 등의 순위를 매긴 랭킹이다.

랭킹을 살펴보면 단순 아바타 성별로는 남녀가 막상막하다. 남성이용자가 여성캐릭터를 사용하는 경우를 차치하고도 실제 여성이용자 비율 역시 만만치 않다. 갈라랩 관계자는 “‘명예의 전당’과 ‘재미랭킹’을 통틀어 탑 랭커들의 평균 나이는 27세에서 30세 사이”라며 “여성이용자들이 랭킹 내에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댄스게임에서는 ‘오디션2’다. 와이디온라인(대표 유현오)이 내놓은 ‘오디션2’는 서비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여성 이용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실시된 공개서비스 첫 날 ‘여성만 제약 없이 입장 가능하다’는 정책을 편 것. 남성 이용자는 PC방에서만 접속할 수 있었다. 현재 ‘오디션2’는 게임 내 남녀 비율 4:6을 보이고 있다.

코믹 버라이어티 스포츠게임을 표방한 컴투스(대표 박지영)의 ‘컴온베이비! 올스타즈(이하 컴베 올스타즈)’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컴베 올스타즈’의 남녀 비율은 1:1이다. 게다가 상위 랭커 100명 중 여성이 40%에 이른다. 제 1회 올스타전 시행 시 랭킹 1위 역시 여성 차지였다. 컴투스는 지난 25일 남녀 이용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커플시스템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1위를 고수 중인 ‘pjung***(캐릭터명 요정)’은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플레이하게 됐는데 게임도 상당히 재미있다”며 “올스타전은 여러 종목을 두루 잘하는게 포인트인데 요즘은 남녀 대결 중이라 이기기 위해 매일 올스타전을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즐기는 여성이용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고수’들도 늘고 있다”며 “게임 내에서 남녀 성대결 이벤트를 벌였을 때 일방적으로 남성이 이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박빙의 승부양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