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기반 모바일 오픈마켓 주목하라"

[SW개발자 스토리-6] 김재현 씽크리얼스 대표

일반입력 :2010/07/19 09:43    수정: 2010/08/18 17:43

스마트폰에 뜨면서 모바일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기존 전자상거래 강자들의 모바일 시장 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부분 유선에서 모바일로 확장하는 모델들이다.

이런 가운데 처음부터 아예 모바일 기반 오픈마켓 서비스를 표방하는 업체가 등장해 주목된다. '포켓스타일'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씽크리얼스가 주인공이다.

포켓스타일은 네이버 지식쇼핑처럼 외부 업체들을 등록해서 사용자와 업체 상품 정보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중심 서비스다. 지난 1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웹 기반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출시 두달만인 지난 3월에는 아이폰 앱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래서일까? 올초만 해도 NHN에서 개발자로 잘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필'에 꽂혀 포켓스타일 개발에 나선 김재현 씽크리얼스 대표의 요즘 표정은 꽤 밝다.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진하게 풍긴다.

예전에는 네이버 인물DB 관리와 최적화를 담당했어요. 반복된 일상이 좀 지루하던 터에, 모바일 커머스 분야에서 시장기회를 발견하고 시작하게 됐죠.

전자상거래 시장은 이미 G마켓, 옥션 같은 거대 오픈마켓 사업자들에 의해 판이 정리된 상황이다.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중개인 역할을 담당하며 수수료를 챙긴다.

이미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새로운 업체가 기존 판세를 흔들기는 만만치 않다. 모바일이라고 특별히 다른게 있을까? 다른게 많다는게 김 대표의 대답이다.

일반PC 시대에는 네이버같은 업체가 연결해주지 않으면 국내에서 소규모 인터넷사업자들이 트래픽을 얻기 어려웠어요. 국내 모바일환경에는 아직 독보적인 트래픽을 갖는 사업자가 없어 소규모 업체들이 해 볼 만한 시장이라는 확신이 섰어요.

김 대표는 기존 오픈마켓은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입점업체 수익성이 떨어지고 전체 상품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대표는 포켓스타일에 입점을 요청한 300여개 업체 가운데 의류업체 위주로 25곳에만 문을 열어줬다. 패션에 먼저 힘을 실어준 것은 일본 모바일 시장에서도 패션은 성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었다. 패션은 무리한 가격 경쟁을 상대적으로 쉽게 피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주 수요층을 여성 의류나 리빙(가정생활) 분야 소비자로 잡았어요. 이쪽 상품들은 다른 분류에서처럼 가격경쟁만 한다고 잘 팔리는 품목이 아닙니다. 상품정보를 질적으로 비교한 다음에 정말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층이 많죠. 요즘 여성들은 수영복 카테고리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는데, 꼭 수영복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거예요.

김 대표는 모바일 환경에 초점을 두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존 오픈마켓과의 차별화도 여기에서 발생한다. 포켓스타일은 상품정보를 보고, 관심을 쏟는 정도와 구매로 연결되는 빈도 등을 분석하는 사용자 행동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표방하는 것이다. 김 대표가 G마켓이 모바일에 진출해도 경쟁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향후 서비스 업그레이드에서도 개인화는 키워드다. 우선 포켓스타일 차기 버전에는 여러 입점업체 가운데 사용자가 원하는 매장만 골라서 검색할 수 있는 '마이샵' 기능이 제공된다. 마이샵 기능과 함께 씽크리얼스는 입점 업체 수 제한을 완화해 가격 비교가 덜 중요한 아동, 침구류, 생활소품이나 팬시아이템 분야로 취급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검색 알고리즘 강화도 전략적 요충지다.

포켓스타일 서비스에 사용자들에게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검색과 관련된 알고리즘 최적화 작업이 필요해요. 기본 개인정보 말고도 열어봤던 상품이나 체류시간, 선호항목, 실제 구매로 이어진 물건 등을 분석해서 개인 취향에 딱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는 식이죠. 이전 기술을 통해 정보를 쌓고 관리하는 것은 가능했는데 이제 서비스로 연결해 운영하는 것을 배우는 단계입니다.

사업상 관건은 모바일 결제에 관한 사용자 인증 기준이 언제 완화되느냐다.

김 대표는 금융감독원에서 다음달 모바일 거래 기준 완화를 예정하고 있는데 확정이 안 됐다며 이전까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결제 서비스가 실제로 구현되고나면 탄력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거래 수수료뿐 아니라 판매당 지불(CPS) 계약이나 상품정보 클릭당 과금(CPC) 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서비스 확장을 준비중인 만큼 새로 배워나갈 것도 많다. 김 대표는 창립멤버들과 함께 후속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과 내달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도 직접 해당 프로그래밍 언어를 새로 배우면서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웹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이 좀 더 나은 점이 있어요. 속도나 인터페이스가 더 편리하게 구현되거든요. 패션 소비자층은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때도 동적인 느낌, 즉각적인 반응속도 이런 것을 중시합니다. 예전에는 일반PC용 웹사이트로 연결되던 입점업체들도 이제 모바일 전용사이트를 구축하는 추세라서 전반적인 사용자경험(UX)이 좋아졌어요.

김 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포켓스타일 차기 버전을 설명하면서 아직까지는 아이폰이 고급화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어서 아이폰용 앱을 먼저 출시하고 주력해왔다면서도 연말부터 안드로이드 단말기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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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유명한 트위터를 탄생시킨 웹개발 언어 '루비 온 레일스'를 사용해 포켓스타일 모바일 웹사이트와 모바일용 서버도 직접 구축했다. 그는 루비 온 레일스를 만든 개발자 데이빗 해머 핸슨이 속한 기업 '37시그널스'를 이상적인 기업 환경으로 소개했다. 씽크리얼스도 37시그널스처럼 자유롭고 실무진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게임도, 커뮤니케이션툴도 아닌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든 김재현 대표 사례는 국내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그런만큼 김 대표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