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도 IT 발전에 따라 첨단으로 바뀐다!'
맷 데이먼이 주연한 영화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를 뺨치는 첨단 기술을 사용해 스파이노릇을 해 온 일당이 미국에서 스파이혐의로 체포됐다.
씨넷은 28일(현지시간) 미 연방검찰이 지난 26일 미국에서 암약하고 있는 러시아 스파이조직을 체포했는데 이들의 수법은 영화속의 첨단IT 수법을 뺨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미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개인 와이파이네트워크, 플래시메모리스틱,그래픽이미지 속에 텍스트메시지를 숨기는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 암호기술 등을 통해 정보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와이파이로 커피숍 밖의 접선자에게 정보전송
이에 따르면 미법무부는 백악관관리,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정치자금조성자는 물론 미정부내의 정책입안자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라는 러시아정부의 지령을 받고 암약하던 11명을 형사기소했다.
기소장의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맷 데이먼이 주연한 영화 ‘본 아이덴티티’3부작에 등장한 기술을 뺨칠 만 한 첨단 기술로 스파이노릇을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혐의자인 안나 채프먼은 지난 1월 맨해튼 47번가 커피숍에 자신의 랩톱을 가져와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숍에는 들어오지도 않은 러시아 관리에게 와이파이로 데이터를 전송해 보냈다.
러시아관리는 미니밴을 몰고 커피숍 밖에서 정보를 수신했다.
두달 후 또다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남부 맨해튼지역의 서점인 반스앤노블에서 그녀의 랩톱을 열고 근처로 온 러시아관리와 개인와이파이네트워크를 이용해 통신을 했다.
■사진에 비밀 메시지 숨기는 '스테가노그래피'기술도
미연방수사국(FBI)이 '불법행위자'라고 부르는 일부 스파이는 과거의 신분을 숨기고 미국에서 수십년간 살아온 사람들로서 소련에서 개발된 사진에 비밀 메시지를 집어넣어 숨기는 기술, 즉 스테가노그래피SW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아 리치 FBI요원에 따르면 법집행관들은 피의자들의 주택을 수색하면서 컴퓨터디스크를 복사해 이를 감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후속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패스워드로 보호되는 러시아정보기관 KGB의 후신인 러시아대외정보기관 SVR(Sluzhba Vneshney Razvedki)와 불법행위자들에 의해 사용된 스테가노그래피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리치는 스테가노그래피 프로그램은 'control-alt-E' 를 누르고 나서 FBI가 수색중 찾아낸 종이에 쓰여진 27개 패스워드를 누르면 작동한다고 밝혔다.
스테가노그래피의 실행은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나무에 글을 휘갈겨 쓰고 왁스칠을 해 자국에 외국의 침략을 경고하는 글을 보낸 적이 있다.
2차대전 중 독일,일본,이태리 등 추축국과 미국영국프랑스 소련 등 연합국은 모두 열을 가하면 검게 글씨가 나타나는 우유,과일주스,소변같은 재료를 사용한 보이지 않는 잉크를 사용했다. 그들은 또한 기록시 핵심 단어에 작은 구멍을 내 이를 결합하면 메시지가 되도록 하기도 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미국 법집행청은 사진에 암호문을 넣는 스테가노그래피기술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고 이 파일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데이터암호화 무선전보도 활용
FBI는 또한 이 스파이혐의자들이 러시아정부와 통신하기 위해 단파라디오송신기에 의해 보내진, 많은 데이터를 암호화된 무선전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FBI에 따르면 이들 러시아요원들은 ▲미정부의 중앙아메리카정책에 대한 상세 보고서 ▲러시아외교정책의 예측 ▲미군사정책의 문제 등에 대해 보고하도록 교육받았다.
놀라운 점은 이 항목에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인터넷사용과 관련된 미국정부의 정책이 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혐의자들은 '실제로 어떤 비밀서류나 민감한 자료를 훔친'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그대신 이들은 미연방법 951조를 따르지 않고 미국에 대한 공격음모에 가담한 죄(미연방법371조위반)로 기소됐다. 미연방법951조는 외국정부를 위해 일하는 요원들의 경우 검찰총장의 등록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크리스토퍼 멧소스라는 사내가 아직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는 가운데 11명의 스파이 가운데 10명을 지난 26일 체포해 뉴욕남부지법에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