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안에 끝내라' 동부화재 데이터중복제거 프로젝트

일반입력 :2010/06/17 07:36

황치규 기자

같은 데이터가 중복돼 저장되는 것을 막아주는, 데이터 중복제거 솔루션이 스토리지 시장을 연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중복제거 솔루션은 대세론으로 급부상했다. 도입 사례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응용 분야도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중복제거는 지금까지 일상적인 백업 업무에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적용되고 있다.

메이저 보험 업체인 동부화재도 일상적인 백업이 아닌 상황에 중복제거 기술을 투입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동부화재는 올초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면서 만일에 있을 데이터 유출에 대비하고자 별도 백업 작업을 추진했고, 비용 절감을 위해 한국EMC 데이터중복제거 솔루션 데이터도메인 플랫폼 'DD880'을 도입했다.

동부화재 프로젝트는 백업 가용량이 18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데이터센터을 옮기면서 진행한 작업이었던 만큼, 단기간에 집중적인 백업이 진행된 흔치않은 성격을 지녔다. 동부화재 데이터도메인 플랫폼 도입 과정과 효과를 정리했다.

데이터센터 이전으로 중복제거 프로젝트 추진

동부화재가 데이터센터를 이전할 당시 백업 이슈가 크게 제기됐다.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는 것은 기업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일이다. 가정집으로 치면 이사를 가는 것에 비유된다.

이것저것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동부화재의 신의재 시스템 기획파트 파트장은 "데이터백업을 포함해 이전 계획을 세우는데만 3개월 가량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동부화재의 경우 데이터 용량은 많은데, 주어진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설날 연휴안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런만큼 중복제거 속도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전하는 동안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데이터 전체를 백업해야 하는 것은 필수였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의재 파트장은 "백업을 해야하는데, 기존 장비로는 시간이 좀 오래걸릴것 같았다"면서 "보험사의 경우 기간계는 물론 데이터웨어하우스(DW)에도 데이터가 많은데, 이것을 빠르고 안전하게 백업해야 했고, 효율성을 위해 중복제거 솔루션을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동부화재가 중복제거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효율과 안정성이었다. 물리적으로 엄청난 백업량을 단기간에 사고없이 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신의재 파트장은 "데이터도메인 플랫폼은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디스크 용량에 안정적으로 백업을 가능하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중복제거 성능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신의재 파트장은 "백업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랐기 때문에 일부 샘플 테스트도 진행했다"면서 "오류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5월에 착공한 동부화재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1만 8513㎡, 총 9개 층 규모로 전산실 규모는 3894㎡(5개 층)이다.

동부화재는 특히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상면온도관리시스템(REM Rack Environment Monitor)을 도입, 전산실 내 온도를 실시간 관리함으로써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약 45%를 차지하는 공조시스템 전력을 10% 이상 절감하도록 설계·구축했다.

중복제거성능과 안정성이 관건

동부화재가 도입한 'DD880'은 엔터프라이즈 백업 및 아카이빙을 위한 데이터중복제거 플랫폼으로 지원 용량이 기존 71TB에서 최근에는 142.5TB로 2배 증가했다. EMC에서 데이터도메인을 인수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전략적 가치가 급상승했다.

데이터도메인 솔루션은 백업이 다끝난 뒤 중복제거를 하는 방식이다. DB안에 있는 내용을 보면서 하는게 아니라 저장되는 구성이나 패킷 구조를 보고 동일한 것을 찾아 삭제한다. 이렇게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물리적인 디스크 용량에 데이터를 담을 수 있게 된다.

신의재 파트장은 "다른 회사 솔루션은 180TB 용량이 80~120TB까지 줄어든 반면 데이터도메인은 이보다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물리적인 디스크 용량이 적게든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의재 파트장 발언대로 속도는 데이터 중복제거 시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를 굳혔다. 한국EMC도 속도전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EMC는 최근 백업 및 복구 기능이 대폭 강화된 데이터도메인 중복제거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이중 초대형 중복제거 플랫폼을 표방하는 글로벌 중복제거 어레이(GDA)는 기존에 데이터도메인이 제공하던 최고사양 제품인 'DD880'보다 확장성과 성능이 두배 늘어났다. 고속 CPU와 메모리에 기반한 인라인 방식을 적용해 최대 270개 원격 사이트에서 발생되는 백업 환경을 통합할 수 있다.

동부화재는 중복제거 솔루션 도입에 따른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신의재 파트장은 "비용 절감 효과를 수치로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면서 "그러나 물리적인 디스크 용량이 적게 들고 백업 라이선스 등 SW비용을 고려한다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장비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운영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였다.

시스템 안정성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가 내려졌다. 신의재 파트장은 "디스크로 이뤄진 백업 장비여서 안정성이 뛰어나고 복구 시간도 빨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