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돈내고 볼까? 훌루의 대담한 베팅

일반입력 :2010/06/11 09:19    수정: 2010/06/11 09:20

황치규 기자

무료로 봐왔던 인터넷 동영상이 유료로 바뀌어도 사용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무료 동영상 사이트 훌루의 유료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것.

훌루는7월 또는 8월에 유료화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PC를 넘어 비디오 게임 콘솔 X박스, 아이패드같은 소비자 가전 플랫폼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훌루가 제공할 유료 서비스는 월정액을 내는 가입자 기반 방식일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가 아니라 일부 콘텐츠에 대해서만 유료화가 적용된다. 

PC를 넘어 비디오 게임 콘솔과 태블릿 등 새로운 플랫폼을 노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훌루는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360은 물론 애플판 태블릿 아이패드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진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앞서 기어라이브도 MS가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열리는 E3 게임쇼에서 MS가 X박스 360 라이브를 통해 훌루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8년 뉴스코퍼레이션과 NBC유니버셜이 합작해 만든 훌루는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구글 유튜브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그런만큼, 유료화는 파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먹혀들 경우 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될 수도 있다.

문제는 무료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과연 유료 인터넷 동영상에 돈을 낼 것이냐는 것이다. 인사이트 디지털 미디어의 필 리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용자들은 이미 TV, 인터넷 전화, 초고속 인터넷 사용을 위해 월 100달러 가량을 내고 있다"면서 "인터넷 동영상을 보기 위해 추가로 돈을 내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편의성을 위해 사용자들은 돈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 업체 프랭크 마지드의 마이크 보하우스 애널리스트는 "많은 시청자들은 더 이상 TV를 보기 위해 집에 가려 하지 않는다"면서 사용자들에게 다가가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훌루의 행보는 미디어 산업 역학 관계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훌루에 앞서 넷플릭스는 이미 X박스360을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3에서 HBO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상황은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케이블 및 위성 TV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케이블 TV 업체들은 시청자들이 유료 TV 대신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서 동영상을 소비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도 인터넷 기반 텔레비전 시장이 진출할 것이란 루머도 있다. 지난해 1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인터넷 기반 가입형 텔레비전 서비스 사업 진출을 추진중으로 CBS와 월트디즈니가 애플 프로젝트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