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협회-블리자드, 중계권 협상 3대 쟁점은?

일반입력 :2010/05/31 14:45    수정: 2010/06/01 10:29

봉성창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조기행, 이하 협회)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모하임, 이하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 중계권 협상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양 측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쟁점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 중계에 따른 지적 재산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부분이다. 협회는 일단 블리자드가 가지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에 관해서는 인정하며 e스포츠 중계와 관련해 게임 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블리자드가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리그 관련 모든 활동에 대한 사전 승인, 협회 재무회계에 대한 감사권, 선수의 실연 및 방송중계에 따른 2차 저작물 소유권 등에 대해서는 인정해줄 수 없다며 이는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러한 요구를 했는지에 대해 블리자드는 협회와 NDA(기밀유지협약)를 맺은 만큼 대외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협회가 지적재산권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난 30일 서한을 통해 밝혔다.

따라서 이 논란은 자연스럽게 두 번째 쟁점인 NDA를 맺었는가 아닌가 하는 부분으로 넘어갔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31일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NDA를 맺은 사실이 없으며 문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블리자드는 과거 NDA 협약을 맺었으며 관련 문건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문건은 제훈호 전 협회 이사가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협회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그 사이 협회 경영진이 교체됐고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협회는 과거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협회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힌 것 역시 NDA 파기라고 맞서고 있다. 결국 이는 감정 싸움으로 커지며 협상의 장애물이 됐다.

마지막 쟁점은 ‘스타크래프트’가 공공재냐 혹은 사유재냐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스타크래프트’가 이미 게임으로서 수명이 다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e스포츠계의 노력을 통해 커왔고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공공재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블리자드 한정원 아시아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곰TV와의 협약식에서 ‘스타크래프트’가 공공재라는 인식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으며 블리자드가 개발한 사유재일 뿐이라고 못을 박았다.

특히 협회는 그동안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 보는 블리자드와의 시각차가 크게 때문에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는 e스포츠 저변을 글로벌로 확장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러한 협회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 상황은 블리자드가 이미 그래텍과 e스포츠 중계권 권리에 대한 위임 계약을 맺고 오는 8월까지로 협상 시한을 정해둔 상태다. 수순대로라면 협회는 그래텍과 중계권 협상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협회 역시 협상 대상과 상관없이 팬들의 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적재산권 해석 범위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자칫 협회를 배제한 채 그래텍 단독으로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치러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에 치러졌던 ‘스타크래프트’ 리그 역시 중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협상 논란에 대해 e스포츠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와 협회 모두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결국 칼자루는 블리자드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협회가 과연 블리자드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하는지에 따라 협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