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거 인기를 누렸던 유명 PC패키지 게임들의 온라인화가 부쩍 눈에 띈다. 싱글플레이에 갇혀있던 게임들이 온라인으로 진출해 원작의 재미를 뛰어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 검증된 흥행과 적은 투자비용을 무기로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게임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작 PC게임의 검증된 콘텐츠를 원작으로 온라인게임이 속속 공개돼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공개되거나 서비스를 시작한 PC원작 온라인 게임을 살펴보면 ‘거울전쟁-신성부활’(엘엔케이로직코리아)을 비롯해 ‘창세기전 온라인’(소프트맥스),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판타그램) 등이 있다.
또한 해외파로는 ‘배틀필드 온라인’(네오위즈게임즈), ‘퀘이크워즈 온라인’(드래곤플라이),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온라인’(윈디소프트)등이 포진돼 있다. 이밖에도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역할수행게임(RPG), 육성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온라인화를 준비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게임 변신으로 기대감↑

가장 최근 PC게임의 온라인화를 선언한 곳은 엘엔케이로직코리아(대표 남택원, 이하 L&K)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붉은 보석’으로 유명한 L&K는 지난 25일 7년 만의 신작 ‘거울전쟁-신성부활’을 공개했다.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슈팅 RPG 장르로 L&K가 출시한 PC패키지게임 ‘거울전쟁’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지난 2000년 첫 출시된 ‘거울전쟁’은 L&K의 남택원 대표가 직접 집필한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상당수의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다.
배경은 검과 마법이 지배하는 혼돈의 대륙 패로힐. 지난 2000년과 2001년 발매된 전작으로부터 160년 후의 세계를 그리는 등 세계관과 스토리를 그대로 계승해 기존 이용자들도 혼란 없이 즐길 수 있다. 이용자는 대립하는 세 파(해방부대, 흑마술파, 악령군) 중 한 곳의 신병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거울전쟁’의 온라인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드디어 게임에 대한 로망 중 한 가지가 실현됐다”며 “온라인에서는 원작에서 죽었던 캐릭터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올해 공개서비스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육성 시뮬레이션의 대명사 ‘프린세스메이커’도 온라인화 된다. 엠게임(대표 권이형)은 지난 3월 ‘프린세스메이커’의 판권사 사이버프론트(대표 후지와라 신지)와 온라인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린세스메이커’는 딸을 공주로 만들기 위한 아버지의 눈물나는(?) 육성기다. 여러가지 교육 및 아르바이트를 통해 딸을 성장시켜 각종 엔딩을 보는 것이 목표다. 지난 1991년 1편이 출시된 이후 2007년까지 총 5편의 시리즈가 제작되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모았다. 게임 이용자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
엠게임은 ‘프린세스메이커 온라인’을 통해 육성시뮬레이션 장르와 소셜 게임 트렌드를 융합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1차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쯔바이 온라인’ 역시 유명 PC게임을 원작으로 한 게임.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팔콤사의 ‘쯔바이’를 온라인화했다.
‘쯔바이 온라인’은 몬스터를 때려잡아 얻는 경험치가 아닌 음식을 섭취해 얻는 경험치로 레벨업이 이뤄지는 원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른 것이 특징. 네온소프트(대표 서영갑)가 개발했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서수길, 박관호)가 서비스한다.
■성공 100% 장담할 수 없어
이처럼 유명 PC게임이 온라인화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인지도와 검증된 게임성이다. 이미 한 차례 시장에서 흥행한 게임인 만큼 게임명만으로도 원작의 마니아들을 쉽게 끌어 들일 수 있기 때문. 때로는 유명 PC게임의 온라인화라는 이슈만으로도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일정 수준의 성공이 보장된 점은 게임사 입장에서 큰 매력이다. 마케팅 비용과 노력을 덜 들이고도 인지도와 친밀함을 바탕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신작 게임의 실패를 줄일 수 있는 것. 게임 이용자에게는 과거에 즐겼던 게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온라인에서의 색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는 모양새다.
다만 원작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명성에 걸맞은 게임성을 구현해야한다는 부담감이 뒤따른다. 흔히 유명 게임이 온라인화 된 후 “원작을 망쳤다”, “괜히 손대서 망하냐” 등의 이용자들의 원성(?)이 뒤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작 마니아들의 기대에 답해주면서도 신규 이용자들도 쉽게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유명 게임 원작이라고 해서 결코 ‘흥행 보증 수표’는 아닌 셈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유명 게임이 원작인 게임은 양날의 검인 경우가 많다”며 “원작 게임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전체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