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콘텐츠 大戰③] IPTV·DMB ‘藥이냐 毒이냐’

일반입력 :2010/05/25 11:23

김태진, 김우용 기자

지상파방송과 케이블TV 사이에 껴있는 지상파DMB와 IPTV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무료 방송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다.

뉴미디어로 시청자들의 많은 이목을 끌었지만 지상파DMB는 소규모 광고 외의 수익모델이 없고, IPTV는 양방향 서비스의 이점을 활용할 만한 가입자군을 확보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월드컵에서도 지상파DMB와 IPTV 서비스가 얻는 것보다는 잃을 것이 생길 수 있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없었던 IPTV와 보급 초기였던 지상파DMB가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상파DMB, 광고 쏠림 우려

지상파DMB는 채널에 따라 월드컵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이 예상된다. 지상파3사의 계열채널 중 SBS나 뉴스 전문채널 등은 긍정적 효과가 있을 테지만 지상파DMB 전문채널은 광고 쏠림으로 인한 상대적 빈곤이 예상된다.

지상파DMB의 경우 스포츠 중계로 인한 쏠림 폭이 크다. 단적으로 지난해 가을 프로야구를 중계했던 DMB채널들은 괄목할 광고매출 증가를 경험했다.

결과적으로 DMB는 전반적인 광고매출 증가 속에 방송사업자 간 매출 편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중계권을 직접 확보하지 않는 한 지상파에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지상파가 취하는 모든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업계, “IPTV, 득보다 실 많을 것”

업계에서는 IPTV 역시 월드컵으로 인한 추가적인 콘텐츠 수급 부담만 생길 뿐 추가적 수익 발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PTV는 지상파방송과 가입자 수에 기반 한 지불(CPS) 방식으로 재송신 계약이 체결돼 있지만, 스포츠 중계에 대해서는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3사의 지상파 재송신료는 약 13억5천만원이었지만,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재송신료로 5억원을 추가 지불했다.

스포츠 행사 때마다 대가협상이 별도로 이뤄지는 만큼 이번 월드컵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 기간에 올림픽 중계화면을 VOD 하이라이트로 재편집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무료로 제공된 터라 추가 수익은 없었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SBS는 단독중계로 예상되는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높은 금액에 재판매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IPTV 사업자는 이로 인한 추가적인 재송신 비용이 예상되지만 별도 수익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표한 ‘애플의 TV산업 진출 가능성에 대한 검토’란 보고서에서 한국방송시장은 지상파 콘텐츠의 영향력이 높아 뉴미디어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애플TV를 대상으로 한 분석이지만 타 뉴미디어도 비슷한 상황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전문가는 “뉴미디어들이 지상파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라며 “자본 확충과 콘텐츠투자 등 사업자들의 자기 노력과 정책당국의 시장 확대를 위한 면밀한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