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정부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특히 정부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육성책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반도체는 메모리보다는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는 대면적, 차세대 제품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메모리, LCD의 경우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 중심 구도로 짜여져 있어 정부의 개입이 상대적으로 덜 요긴해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체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박태성 지식경제부 과장은 "메모리 산업의 경우 경기 변동성에 다소 취약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해 대처 능력을 높일 수 있고 디스플레이는 고부가가치, 미래 제품을 개발로 시장 선점 전략을 통해 체질 강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경기 변화를 극복하는 시스템반도체에 주목
시스템반도체는 적용 분야가 다양해 메모리반도체와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감소하는 시기에도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 국내 반도체 시장 체질 개선에 매우 유용한 영역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그동안 시스템반도체에 대해 산학협력을 통한 신기술 개발 등 다양한 지원을 했다. 주로 팹리스인 중소규모 시스템반도체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도 설립했다. 세계 3위권 시스템반도체 강국, 1천억원 이상 매출 기업 10개 육성 등 올해까지의 청사진도 제시됐다. 지난 10년 동안 수천억원 규모의 예산 지원 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에 공을 들여왔다.
시장 변화에 따른 유연한 접근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청사진을 상반기 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2015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이 시장 3위권인 대만을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구매연계형, 신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지원 등과 함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를 통해 중소 시스템반도체 업체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체가 250여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다.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는 설계 툴 지원, 마케팅, 인력육성 등 시스템반도체 업체 밀착 지원중이다.
향후에는 신기술, 설계툴 지원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구상중이다. 박장현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장은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설계 방법이나 툴이 바뀌며 설계툴 하나에 수억원~수십억원까지 하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에서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계툴 중심의 지원을 계획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팹리스 업체들이 요구했던 설계툴이 아닌 신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설계툴을 적극적으로 발굴, 지원할 계획이다. 센터는 연내에 업계 의견을 수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차세대 시장 선점 기반 마련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시장 선점을 통한 시황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LCD 시장서 국내업체는 세계 1,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엔 중국, 대만이 정부 차원에서 LCD 산업을 적극 육성키로 나섰다.
중국, 대만간 LCD 연합으로 차이완 효과가 LCD 패널업계에서도 본격화되면 시황은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 LCD 생산이 본격화되는 오는 2013년경엔 패널 공급과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 역시 세계 최대 LCD 내수기반, 1천억 위안(약 150억 달러) 진흥기금을 디딤돌로 성장기반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세대급 대형 LCD 생산기반을 대폭 확충, 오는 2012년경엔 우리 기업과 대등한 수준의 8세대급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럴 경우 LCD 시장의 치킨게임은 오히려 심화될 상황이다. 이에 지경부는 "공급과잉 등 레드오션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경부는 공급과잉이 오는 시점에서 국내업계 선두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시장선점이 중요하다고 보고 11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AM OLED 등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11세대급 LCD, 8세대급 AM OLED 국산장비, 소재 수요연계형 개발 사업을 추진해 패널, 장비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차세대 LCD 장비, 소재 개발 협의회'를 설치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 장비 개발은 내년부터 본격 추진, 오는 2016년까지 단계적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핵심기술개발도 지원한다. 플라스틱 유연기판, 공정기술, 생산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장비, 소재 테스트베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력양성, 수출 지원, 관세 감면 등을 검토 또는 진행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한층 높여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가겠단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