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애니, 미국 시청자 64% ‘장악’

일반입력 :2010/05/14 12:03    수정: 2010/05/14 14:52

정윤희 기자

우리 손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미국 대륙에서 화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이엠애니메이션(대표 정미)이 만든 ‘분덕스(Boondocks) 시즌3’가 지난 2일(현지시간) 첫 방송에서 시청률 57%를 기록했다.

이는 ‘분덕스 시즌3’가 방송되고 시간대에 TV를 보고 있는 미국 시청자의 총 64%를 차지하는 엄청난 수치다. 미국 소니 픽처스의 담당자조차 “이 시간대의 애니메이션 중 ‘분덕스 시즌3’와 같은 시청률은 향후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며 놀라움을 표시했을 정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같은 연령대의 시청자가 8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4년간 방영된 ‘분덕스’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덕스의 시즌3’는 30분 15편으로 구성된 TV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자의 애론 맥그루더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TV애니메이션을 통해 흑인 문화와 사회를 다루며 시대적 비평과 풍자를 다루는 작품이다. 미국에서는 주 시청 연령층이 18세에서 34세인 카툰네트워크(Cartoon Network) 내 어덜트 스윔(Adult Swim) 코너에서 방송된다.

‘분덕스 시즌3’는 애론 맥그루더의 작품을 원작으로 했을 뿐 기획, 제작, 그래픽, 연출 모두 한국 사람이 맡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완성된 스토리 보드에 맞춰 그래픽 작업만 맡던 기존 하청 시스템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셈.

제이엠애니메이션은 이번 시리즈 15편의 모든 스토리보드를 제작했으며 콘셉트 디자인이 포함된 기획 부분인 프리프로덕션과 제작까지 모두 총괄했다.

‘분덕스 시즌3’의 총감독은 소니 픽처스 소속 김승은 감독으로 한국이 배출한 미국 최고의 스토리보드 감독이다. 김 감독은 최초의 한인 할리우드 장편만화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여기에 제이엠애니메이션 총감독인 유재명 감독도 합류해 이번 작품 제작을 지휘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분덕스 시즌3’을 통해 기획력과 제작력을 증명한 제이엠애니메이션은 니켈로디언의 TV시리즈 ‘뉴 아바타(가제)’까지 낚아챘다. 메인프로덕션 작업만 맡았던 전작 ‘아바타 : 아앙의 전설’과 달리 이번에는 전체 프리프로덕션과 메인프로덕션의 총괄 및 제작까지 맡았다.

이밖에도 필름로만의 ‘데드스페이스 2’의 프리프로덕션, 우리나라에서는 이병헌이 출연한 것으로 화제를 모은 해스브로(Hasbro)사의 ‘지 아이 조(G. I. JOE)’의 TV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의 제작에 들어갔다.

정미 제이엠애니메이션 대표는 “‘분덕스 시즌3’ 선전에 힘입어 ‘뉴 아바타’의 모든 에피소드의 프리프로덕션과 메인프로덕션 총괄진행을 맡게 됐다”며 “미국의 메이저급 콘텐츠 회사가 단일 회사에 모든 것을 위임하고 총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지금까지는 전무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제이엠애니메이션은 현재 매주 월요일 KBS 2TV에서 일본 사테라이트사와 합작해 제작한 ‘쥬로링 동물탐정’을 방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