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놓고서도 한판 붙는다.
클라우드컴퓨팅은 웹을 통해 각종 IT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워드프로세서를 매장에서 구입하거나 다운받지 않고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쓰는 형태다. 웹브라우저만 있다면 다양한 IT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열풍과 함께 모바일 클라우드에 전력을 전진배치했고 삼성전자도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3일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삼성동 코엑스서 개최한 ‘ACC2010-클라우드컴퓨팅 컨퍼런스’에선 애플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모바일솔루션센터 강태진 전무는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도 조만간 중량감있는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플, 클라우드 총공세 준비태세
강 전무에 따르면 애플은 조만간 모바일 클라우드컴퓨팅에서 대박을 낼 기세다. 이미 여러 준비작업이 포착됐다.
애플은 작년 말 ‘랄라(LALA)’라는 음악 스트리밍서비스 업체를 인수했는데 시사점이 크다. 아이팟터치나 아이폰에 음악을 저장하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듣게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패드까지 더해지면 실시간으로 영화, 드라마, 음악감상을 다운로드 없이 받는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애플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강 전무는 “애플이 모바일에 웹 기능을 탑재하면서 클라우드컴퓨팅을 미리 준비해 왔다”며 “아이패드도 부족한 용량 문제를 클라우드컴퓨팅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지난해 8월 노스캘롤리나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클라우드컴퓨팅을 위한 전진기지라는 것이 강 전무의 해석이다.
강 전무는 “저도 개인적으로 아이폰을 쓰는데 참 좋은 애플리케이션들이 많다”며 “클라우드컴퓨팅이 애플 제품과 연결되면 상당한 파워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기기+클라우드 시너지 주목
삼성전자 역시 세밀한 전략까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클라우드컴퓨팅에서 꽤나 공격적인 모습이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대형 인프라를 기반으로 ‘킬러’가 될 뜻을 분명히 했다.
클라우드컴퓨팅이 웹 중심이라 하여도, 기기 전문 제조사가 가진 강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모바일에서의 동작 인식 센서가 노른자다.
강 전무는 “센서로 모바일 클라우드컴퓨팅을 작동하는 시나리오를 짰다”며 “기기와 웹을 함께 아우르는 전략으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5년 내 모든 PC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컴퓨팅 형태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모바일 역시 동영상과 소셜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비슷한 양상이다”고 설명했다.
기업용 클라우드컴퓨팅이 한창인 계열사 삼성SDS와의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SDS는 ‘단말기는 디스플레이 역할만 맡을 뿐’이라는 기조로 클라우드컴퓨팅에 불을 붙였다.
클라우드컴퓨팅의 약점으로 지목된 보안, 속도, 성능저하 등을 확실히 해결하면서 차별점을 가져가겠다는 전략도 주목된다.
한편, 강태진 전무는 싱크프리 창업자로 한글과컴퓨터 부사장 등을 지냈다. 국내 클라우드컴퓨팅 리더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