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독점 출시한 아이폰 가입자가 지난 4월 6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통신사 중 어떤 사업자가 애플의 아이패드(i-Pad)와 아이폰4G를 출시할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가 하루 차이로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자책 서비스인 ‘쿡 북카페’를 출시한 KT의 아이패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SK텔레콤 역시 아이폰 3GS와 달리 오는 6월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아이폰 4G 도입에 유연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KT, 아이패드로 e북·교육콘텐츠 사업 본격화
KT가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으로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4월 발표한 ‘쿡 북카페’ 서비스 때문이다. 쿡 북카페는 온라인 전자책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앱스토어 형태로 제공된다는 것이 다르다.
누구나 쿡 북카페에 콘텐츠를 올리면 앱스토어와 같이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 KT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오픈IPTV의 TV 앱스토어와도 연동시켜 IPTV에서도 이용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초점은 아이패드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민정 KT 경제경영연구소 박사는 “최근 애플 앱스토어의 e북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해 게임을 앞서기 시작했다”며 “13~15달러의 e북이 아이패드의 킬러콘텐츠가 되고 있으며 출판사와 애플은 7대 3의 비율로 수익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KT가 교보문고와의 전략적 관계에서 독자적인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도 유통망인 대형서점과의 제휴보다는 출판사 등 콘텐츠 제작자와 직접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e북 단말인 아이패드와 스마트폰, PC, IPTV를 연계하는 3스크린 전략을 활성화 시키는 데도 아이패드가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KT가 IPTV의 킬러콘텐츠로 교육 분야를 강화해왔고 교육열이 높은 국내 시장을 감안하면 시장성도 있다”며 “KT가 6월부터 쿡 북카페를 앱스토어 형태로 운영한다면 아이패드의 출시 시점이 이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SKT, 아이폰 4G 들여올까
KT가 아이패드로 60만 가입자를 넘어선 아이폰의 또 다른 패러다임을 만들려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아이폰 4G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KT의 예상조차 뛰어넘은 아이폰 이용자 수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지만 아이폰으로 옮겨 간 SK텔레콤의 우량고객 때문이다.
심용운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 박사는 “아이폰 3GS는 애플의 무리한 요구에 수익성을 고려한 이유로 도입되지 않았지만 이것이 지속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KT가 아이폰 출시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고 애플 역시 9월 미국에서 AT&T 외에 버라이존 등에 공급하는 등 1개국 1개사 정책에 변화가 있는 만큼 고려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2분기에 ▲삼성전자 갤럭시 A, 갤럭시S ▲HTC 디자이어, HD2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0 ▲모토로라 드로이드, XT800W ▲팬택 시리우스 ▲RIM 블랙베리 볼드9700 ▲LG전자 SU950 등 총 10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고, 6월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 단시일 내에 도입이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애플이 아이폰 4G를 언제 출시하느냐와 아이폰 출시로 삼성전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KT가 아이폰 4G 도입에 적극 나설 경우도 변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연말 KT가 아이폰을 독점 출시한 이후 이통사가 주도하는 우리나라 통신시장에 큰 변화를 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이패드와 아이폰 4G 역시 이통시장뿐만 아니라 교육·전자책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