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데이터 전쟁, ‘국내→해외’로 전선 확대

해외 데이터 로밍 요금 경쟁적으로 인하…와이파이 경쟁도 치열

일반입력 :2010/05/02 17:21    수정: 2010/05/02 21:50

통신서비스의 트렌드가 음성에서 데이터로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국내에서의 무선인터넷 전쟁을 해외로까지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해외에서 이용하는 데이터 로밍 상품 요금을 잇달아 인하하면서, 로밍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2일 KT와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150만명에 달했던 해외 데이터 로밍 이용자가 스마트폰 이용자의 급증으로 인해 올해는 40% 증가한 2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KT-SKT 해외 데이터 로밍 요금 줄줄이 인하

먼저 해외 데이터 로밍 요금 인하의 포문을 연 것은 KT다. KT는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15개국의 데이터 로밍 요금을 패킷(0.5KB)당 6~10.5원에서 일괄적으로 3.5원으로 인하했다.

2일 KT는 지난말로 만료된 이 같은 할인 요금제를 연장키로 했다. 또 이와 함께 로밍 부가 요금제인 ‘쇼(SHOW) 로밍 저팬넘버’를 출시하고 일본 데이터 로밍 요율을 패킷당 1.3원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쇼 로밍 저팬넘버의 월 이용료는 1천원, 가입비는 1만원이며 KT는 내달 말까지 가입비를 면제한다.

한원식 KT 무선데이터사업본부 상무는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해외에서 데이터 로밍 이용량도 급증하는 추세”라며 “와이파이 로밍 서비스 등 차별화된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SK텔레콤도 그동안 패킷당 평균 6.5원, 최대 12.5원이었던 데이터로밍 요금을 5월부터 4.55원으로 통일키로 했다.

KT가 주요 15개국에서 3.5원으로 일괄 제공키로 한 3.5원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SK텔레콤이 데이터로밍을 제공하는 97개국에 모두 적용된다는 점과 이번 조치로 이 중 73개국의 데이터로밍 요금이 낮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SK텔레콤 측은 “기존 중국과 일본의 데이터로밍 요금이 패킷당 8원, 7.5원이었지만 이를 4.55원으로 통일하면서 각각 43%, 39%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며 “미국의 경우는 4.5원에서 4.55원으로 1% 인상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해외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경우 아시아와 북미는 150원, 유럽·중남미·아프리카 등은 300원으로 단순화한 로밍문자메시지 요금 간소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 무선랜(Wi-Fi) 경쟁도 해외로 전선 확대?

KT와 SK텔레콤의 해외 데이터로밍 경쟁이 심화되면서 함께 주목되고 있는 부분이 무선랜(Wi-Fi, 와이파이) 서비스다.

지난 연말 KT가 스마트폰 확산을 계기로 국내 1만3천여곳의 무선랜(쿡앤쇼)존을 2만7천여개로 확장시키겠다며 촉발시킨 와이파이 커버리지 확대 경쟁이 해외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말 자사 가입자뿐만 아니라 타사 가입자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1만 국소의 ‘개방형 Wi-Fi존’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Wi-Fi존에서 무선 네이트(Nate)의 접속 역시 허용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5월 중에 갤럭시 A, 모토로이, 시리우스 등에 펌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무선랜을 통한 무선 네이트 접속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KT가 올 하반기부터 해외에서 와이파이 로밍이 가능한 ‘쿡앤쇼 와이파이 로밍(QOOK&SHOW Wi-Fi Roaming)’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한 발 앞서 나간 상태여서,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쿡앤쇼 와이파이 로밍’은 KT가 미국·중국·일본 등 99개 국가의 와이파이 사업자들과 제휴해 해외에서 현지 사업자의 와이파이망에 별도로 등록하거나 가입하지 않아도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3G 데이터로밍 요금이 패킷당 5.5~15.5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97%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해외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무선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가격 부담이 대폭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는 SK텔레콤과 KT가 국내에서 와이파이 커버리지를 놓고 확대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속히 증가할수록 해외에서의 와이파이 지원도 사업자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