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로직스는 ‘오타쿠 게임만 만들어내는 회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죠.”
최근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모바일게임으로 내놓은 라이온로직스(대표 박정준)가 장르 다각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이하 미연시) 게임을 주로 낸다는 인식이 강했던 라이온로직스지만, 지난 1월 공익근무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한 박정준 라이온로직스 대표가 복귀와 동시에 이미지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
지난 16일 라이온로직스 본사에서 만난 박정준 대표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게임 및 모바일 콘텐츠 장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연시, TV 드라마 원작게임에 ‘딱’
지난 2000년 설립된 라이온로직스는 한양대 창업동아리 출신 박정준 대표가 세운 회사다. 설립초반에는 미연시가 주력 장르가 아니었다. ‘이터널레인저’, ‘대장금’ 시리즈 등 역할수행게임(RPG)이 효자 역할을 하면서 나름 재미를 봤다.
이후 박 대표는 플레이스테이션2(PS2),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 써드파티 시절, 일본을 오가며 쌓았던 노하우를 살려 미연시를 택했다. 미연시는 ‘오타쿠 게임’이라는 일부 이용자들의 편견이 존재하는 국내 상황에서,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을 알고도 모험을 감행한 셈.
“물론 오타쿠 게임이라는 소리도 들었죠. 그래도 분명 미연시에 대한 국내 수요는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개인적으로 미연시는 드라마, 피규어, 만화 등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에 잘 어울리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 기간도 짧아서 TV프로그램 라이선스 게임에도 적합하죠.”
지난 8일 SKT 서비스를 시작한 라이온로직스의 야심작 ‘지붕 뚫고 하이킥’도 미연시 게임이다. 동명의 MBC 인기 시트콤을 원작으로 한 해당 게임에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순재 가족, 세경, 준혁, 정음, 지훈 등이 등장한다. 코믹한 스토리, 러브라인 외에도 ‘이프(IF)’ 시스템을 통한 오리지널 스토리도 가미됐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차기작들도 TV 프로그램 라이선스 게임이다. 박 대표는 “케이블채널 tvN에서 특유의 내레이션으로 인기를 얻은 ‘남녀탐구생활’과 현재 KBS에서 방영 중인 ‘신데렐라언니’를 모바일 미연시게임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2010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한 때 확장일로에 나섰던 라이온로직스지만 박 대표의 공익근무 기간 동안은 ‘암흑기’나 다름없었다. 40명에 육박하던 직원 수도 현재 10명 안팎으로 줄었다. 박 대표는 무언가 변화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기존에 해오던 것들도 중요하지만 현 트렌드에 맞도록 새로운 장르에도 발을 내딛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스마트폰의 등장 등으로 앞으로 모바일게임은 읽고(보고) 느끼고 버리는 것이 추세가 될 거라고 봐요.”
라이온로직스는 향후 게임 라인업 및 장르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서비스 중인 ‘지붕 뚫고 하이킥’, 내달 출시 예정인 ‘남녀탐구생활’, ‘신데렐라 언니’ 말고도 제안이 들어온 프로그램이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미연시 게임은 보통 4개월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데 일정을 빡빡하게 진행하면 2개월 반에서 3개월 사이에 완성이 됩니다. 드라마나 프로그램 방영 일자에 맞추기 유리하죠. 현재는 올 여름에 방영될 드라마의 모바일게임화 오퍼가 들어온 상태로 수락 여부에 대해 검토 중입니다.”
타이쿤 장르도 라인업 리스트에 있다. 박 대표는 “파리바게뜨와 계약을 맺고 ‘파리바게뜨 타이쿤’의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애플 앱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도 박 대표의 공략 대상 중 하나다. 라이온로직스가 개발 중인 것은 아이폰에서 간편하게 도미노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도미노피자 앱. 박 대표는 도미노피자 앱을 다음달 14일 앱스토어에 론칭할 예정이다.
“그동안 라이온로직스가 미연시라는 하나의 장르에 치중해 있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라인업 확대를 통해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