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텔레콤, 유선시장 ‘제3의 전쟁’ 예고

SKT, 9일부터 초고속인터넷·시내·인터넷전화 직접 판매 돌입

일반입력 :2010/04/09 11:21    수정: 2010/04/09 15:11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인터넷전화를 재판매 방식으로 직접 영업에 나선다.

SK텔레콤이 유선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유선시장은 케이블업계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진입, 통합LG텔레콤의 가정용 인터넷전화 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선상품을 직접 판매함으로써 자사 이동전화와 다양한 결합상품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경쟁사 합병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통신업계 라이벌인 KT는 SK브로드밴드를 간접 지원하기 위한 편법 지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지난달 5일 SK브로드밴드 유선상품을 자사 대리점에서 재판매하기 위해 별정2호사업자로 등록하고, 같은 달 23일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청한 도매 약관신고가 7일 완료됨에 따라 9일부터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기존 자사 대리점이 SK브로드밴드와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인터넷전화를 판매해왔던 영업을, 9일부터는 별도의 계약 없이 자사 대리점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 측은 “KT와 통합LG텔레콤의 합병 이후 경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 유선상품 재판매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KT, “SK브로드 편법 지원” 반발

통합LG텔레콤이 인터넷전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유선상품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유선시장의 물고 물리는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말 SK텔레콤의 유선시장 진입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집전화 망내무료 요금제’를 도입한 바 있어, KT와 통합LG텔레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집전화 망내무료 요금제’는 월 100시간까지 시내·외, 인터넷전화 가입자 간 무료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로, 사실상 SK브로드밴드 유선전화 가입자 간 통화는 무료다.

집전화 가입자 중 10명에 9명이 KT의 가입자이기 때문에 KT는 망내무료 요금제 도입이 불가능하고, 통합LG텔레콤은 현재 070 인터넷전화 가입자 간 통화만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SK텔레콤이 이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영업에 나설 경우 파란이 예상된다.

또 망내무료 요금제를 SK텔레콤 이동전화와 결합상품으로 이용할 경우 기본료가 KT와 통합LG텔레콤보다 싼 1천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 향후 MVNO 도매대가 산정 영향 미칠 듯

KT는 SK텔레콤의 이 같은 재판매 시행에 대해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의 마케팅비를 편법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마케팅비를 20%로 규제키로 하고 이통3사가 이에 합의했는데 SK텔레콤이 마케팅비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마케팅이 불필요한 전용회선 사업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유통망에서 보이지 않는 유지·관리비용으로도 마케팅비를 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도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지난달 23일 SK브로드밴드가 제출한 도매 약관신고 접수를 약 2주 동안 미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 도매제공 대가를 70~80%선에서 책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국회에 계류 중인 MVNO(가상이동망사업자)법 통과가 이뤄질 경우 ‘리테일 마이너스’로 결정한 도매대가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