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패드 UX를 주목하는가?

일반입력 :2010/04/04 17:04    수정: 2010/04/04 18:25

황치규 기자

3일(현지시간) 발매에 들어간 애플판 태블릿 아이패드 판매량이 사전 예약 물량을 포함해 첫날에만 60만~7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07년 공개된 아이폰이 데뷔 첫날 판매량이 27만대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성적표다. 이전에 나온 애널리스트 전망치도 훌쩍 넘어섰다.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도 돌풍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사용자 경험(UX) 분야에서도 아이패드는 초대형 변수다. 아이폰에 이어 다시 한번 UX 혁명을 몰고올 것이란 기대감도 엿보인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생태계 전략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아이패드와 아이북스SW 그리고 앱스토어로 이어지는 애플식 필승카드를 이번에도 전진배치한 것이다.

UX 전문가 최병호씨는 하드웨어만 잘 만든뒤 인터랙션을 제공해서는 파괴력이 크지 않다면서 생태계 모델을 가져가야 UX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아이패드는 이같은 UX 전략을 잘 반영했다는 얘기였다. 아이패드는 USB도 없고 멀티태스킹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아이패드의 기능성 부족을 꼬집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UX 전문가들 사이에선 애플의 이같은 행보는 전략적 접근으로 비춰지는 측면도 있다. 이른바 제약 전략이다.

최병호씨는 기능이 100개있고 사용자 요구가 100개있다면 이걸 모두 담은 태블릿과 10개 기능과 10개 요구만 반영한 제품중 후자가 혁신적인 UX 전략이다고 말했다. 제약을 걸어야 심플해지고,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최병호씨는 직관적이지 않으면 쓰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선보일때도 경쟁 제품에 비해 기능을 많이 담지 않았다. 대신 단순함과 속도 등 핵심 가치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선 쓰기 편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러나 멀티태스킹과 USB는 PC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대표적인 기능들이다.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란 의견이 적지 않다. 애플식 제약 전략이 이번에도 먹혀들지 주목되는 이유다.

아이패드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기존 전자책 단말기 및 넷북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X전문가들은 노트북도 뭔가를 하려면 앉아서 해야 하는데, 아이패드는 들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모빌리티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아이패드는 넷북과 달리 마우스를 쓸 수 없다.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터치스크린이 적용됐다. 아이폰보다 화면이 4배 커진 만큼, 터치 인터페이스가 제공하는 경험도 확장될 전망이다. 아이패드가 뜨면 터치스크린이 마우스를 대체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게임 업계 등 콘텐츠 업체들이 아이패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 개발의 주역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아이폰은 화면이 작아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은 부담스러워운데, 아이패드는 화면도 크고, 인터페이스도 마우스가 아니라 터치이기 때문에 그거에 맞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매력적으로 떠오를 것이다고 예고했다. 특히 터치에 최적화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애플이 공개한 아이패드용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을 보면 최적화된 아이패드 UX는 콘텐츠와 상호 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하다. 애플은 아이패드에서 콘텐츠를 멋있고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UI를 원한다는 것이다. 현실감있는 콘텐츠를 강조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UX 전문가는 아이패드는 SW가 크게 강화됐고 전자책을 보는데 있어서도 실제 환경에서 보는 듯한 UX를 제공한다면서 경쟁 제품인 아마존 킨들에 비해 후한 점수를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