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큰손들이 잇따라 테마파크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 비용에도 불구하고 테마파크 사업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테마파크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인물은 싸이칸 홀딩스 김정률 회장이다. 김 회장은 그라비티 매각 이후 싸이칸 홀딩스를 세우고 자회사인 싸이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다시 게임업계에 복귀했다.
그러나 싸이칸 엔터테인먼트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기도 전에 법인을 정리해 업계를 의아하게 했다. 김 회장 특유의 공격적인 사업스타일을 고려할 때 너무 일찌감치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김 회장이 송도 테마파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싸이칸 홀딩스는 부동산 개발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논현동에 사옥 건설 및 서초구에 태아빌딩 건설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건설사업이 송도를 중심으로 인천지역에 집중돼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싸이칸홀딩스는 김정률 회장이 세운 동원종합건설과 함께 지난 2006년부터 약 33만 제곱미터 규모의 송도 테마파크 조성을 비롯해 36홀 골프장 건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국내 대표적인 게임기업인 넥슨의 김정주 회장도 테마파크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3월 지주회사인 NXC(구 넥슨홀딩스)가 제주도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함께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NXC는 제주시 노형동에 사무실을 내고 1만 제곱미터 규모의 테마파크 건립을 위한 부지선정 및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NXC가 준비하고 있는 테마파크는 넥슨의 유명 게임 캐릭터를 활용해 단순 레저형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테마파크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매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게임하이의 김건일 회장도 테마파크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지난 2006년 MSC코리아를 인수하고 이를 통해 제주도에 건립될 예정인 MGM 테마파크에 거액을 투자했다. 업계에서 알짜로 평가받는 게임하이를 매각하는 이유도 테마파크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파크 사업에 뛰어든 게임업계 큰손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린다는 점이다.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을 정도로 매 사업마다 승승장구하는 이들이 일제히 테마파크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게다가 이들 큰손들이 소유한 게임업체는 산업 특성상 매출 대비 현금 보유량이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째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재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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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온라인게임 사업은 최근 신작의 잇단 흥행 실패로 위험이 높아진 반면 테마파크는 부동산 특유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 인물들 이외에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게임업계 갑부들이 테마파크 사업에 손을 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2012년 이후 송도와 제주도 일대에 테마파크가 경쟁적으로 개장할 예정인 만큼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