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믹은 미소녀 오타쿠 게임"

일반입력 :2010/03/02 11:31

정윤희 기자

“미소녀 오타쿠 게임이요? 그런 소리 많이 듣죠.”

지난달 26일 선릉 한 커피숍에서 만난 ‘코즈믹브레이크’ 개발담당 이민호PM은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공개 서비스 중인 게임으로서는 다소 난감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오히려 자주 들어봤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메카닉 조립 액션 ‘코즈믹브레이크’는 윈디소프트(대표 백칠현)가 서비스하는 게임으로 지난달 5일부터 공개 서비스에 들어갔다. 당초 ‘코즈믹브레이크’는 미소녀와 로봇을 결합시킨 컨셉아트로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성형 로봇을 등장시킨 이유는 인간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기계 특유의 딱딱한 느낌을 최소화시켜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죠. 사실 메카닉 게임은 마니아들을 제외한 이용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잖아요.”

이민호 PM은 게임 내 ‘로봇이 성장한다’는 컨셉이 강하게 들어간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역할수행게임(RPG)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성장한 로봇은 물속에서 빨라지거나 저공비행을 하는 등 액션이 바뀌게 돼요. 로봇의 이름과 설명도 이용자들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요. 단순히 파츠를 조립하는 것에서 벗어나 로봇을 성장시킴으로서 정말로 ‘나만의 로봇’을 가지게 되는 거죠.”

이민호 PM은 지난 2007년 윈디소프트가 日 사이버스텝과 ‘코즈믹브레이크’의 서비스 계약을 맺었을 때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엄청 막막했어요. 사실 저도 SF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자주 봤을 뿐 메카닉 쪽으로는 깜깜이었거든요. 그래도 일단 맡고나니 곧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가장 좋아한다는 이 PM은 게임 개발에도 적극 참여했다. 당시 개발사 사이버스텝은 게임의 기본적인 틀은 모두 잡아놓은 상태였다. 이 PM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A3용지 5장에 폰트 10으로 기획, 수정 요소를 빽빽이 채워 직접 일본까지 가지고 갔다. 그 중 실제 게임에 반영된 것도, 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개발이 진행되는 내내 지속적으로 세부 아이디어를 내놓을 정도로 열심이었다.

“저희가 게임 개발의 방향성을 사이버스텝과 함께 제시한 셈이죠. 기존 개발사-서비스사의 관계를 뛰어넘었다고나 할까요.”

이 PM은 다른 메카닉 게임과 ‘코즈믹브레이크’의 차이점으로 전략성과 풍부한 콘텐츠를 꼽았다.

“여타 메카닉 게임의 경우 단순히 조준해서 맞추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코즈믹’은 지형지물과 전략, 전술적인 면이 많이 강화됐어요. 필드 아이템이 큰 변수로 작용하는가하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30:30 대전 전투 등도 즐길 거리죠.”

상당한 콘텐츠 준비량 또한 눈길을 끈다. 지난해부터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코즈믹브레이크’인지라 향후 선보일 콘텐츠가 쌓여있는 것.

“현재 준비된 콘텐츠만도 100여종 이상이에요. 저희가 개발한 콘텐츠 및 일본에서 공개된 콘텐츠만 해도 그렇죠. 향후 이용자 참여 프로모션 등으로 계속해서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여성형 로봇의 경우 현재 5종이 공개된 상태인데 향후 수십 개의 기체를 더 보실 수 있을거에요.”

메카닉 게임 시장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사실 메카닉 게임 마니아들은 한정된 만큼 게임들 사이의 경쟁으로는 힘들어요. 전체 온라인 게임 시장을 겨냥해서 서비스해야 되죠. ‘코즈믹브레이크’가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고 노력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민호 PM은 ‘코즈믹브레이크’에 대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이용자가 그린 원화를 게임 내 도입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이용자들의 참여를 활성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저도 한 달 후, 6개월 후의 ‘코즈믹’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돼요. 이용자들과 함께 게임을 꾸며 나가다 보면 다양한 콘텐츠가 생성되고 새로운 세계가 파생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회사는 서비스하고, 이용자는 즐기기만 하는 게임이 아닌 ‘이용자들과 함께 가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