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협회, 반도체 구리사용 우려 제기

일반입력 :2010/01/26 10:49

송주영 기자

반도체는 공정과정에서 금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최근 금값이 오르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반도체 캐피징에 금 대신 구리 본딩 와이어를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늘어가고 있다.

26일 세계금협회(WGC)가 구리 본딩 와이어를 사용할 때 신뢰성, 생산성과 첨단기술, 자동차 산업 주요 산업군에서 잠재적 한계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WGC는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금의 신뢰성이 더 높단 연구결과에도 불구, 일부 신제품에 구리 본딩 와이어 채택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데 대한 이슈와 과제를 조망했다.

이번 연구는 WGC 후원 아래 전세계 시장 상위 46 개의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에 참가한 기업들엔 종합반도체기업(IDM)과 설계전문(Fabless)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포함됐다.

조사 기업 총 매출은 2008년 기준 1천370억 달러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 55%를 차지한다. 설문에는 2008년도 상위 20개 공급업체 중 14개 업체 설문 응답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 59%는 자사 제품에 구리선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41%는 일부 제품에 한해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해당 기술을 대다수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기업은 없었다. 응답 기업 가운데 72%는 일부 신제품에, 13%는 대다수 제품에 구리선 기술 도입을 고려중이라고 답했다.

구리선으로 전환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 기업은 15%였는데 이들은 구리선으로 전환할 때 ▲서비스 중인 제품의 신뢰도 ▲프로세스 수율 ▲검증되지 않은 성능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선 전환시 선결과제로는 자동차 관련 제품 성능우려, 신규장비 구매에 따른 비용증대, 첨단 패키징의 복잡한 와이어루프 형태에 대한 구리의 부적합성, 전기성능의 편차, 금 본딩 와이어와 같은 안정된 공급기반 확보 등이 꼽혔다.

설문에 응한 기업 중 절반은 폐기된 전자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의 50% 이상이 금이 함유된 부품에서 나온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본딩 와이어 금속을 선택할 때 폐전자제품의 재활용성을 고려한 기업들은 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재활용 설계 원칙이 종합반도체기업이나 설계전문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아직 중요한 이슈가 아님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리차드 홀리데이 세계금협회 산업부문 이사는 “이번 설문조사는 여전히 업계에서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구리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산업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신뢰도와 성능이 입증된 금과 구리선의 신뢰도 편차를 파악하기 위해 보다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폐전자제품의 재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놀랍게도 금이 폐전자제품 재활용 경제성에 미치는 핵심 가치에 관심을 갖는 반도체기업은 극히 적다”며 관련업계가 폐전자제품에서 귀금속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안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