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첫 선을 보인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가 올해로 딱 7살이 됐다. 미운 7살이라고 하기에는 그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뽀로로’는 아이코닉스(대표 최종일)와 오콘(대표 김일호), EBS, SK브로드밴드가 공동 제작한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다. 3~7세 연령대에서는 모르면 ‘간첩’일 정도. 7년이나 됐으면 조금은 인기가 사그라질 듯도 하건만 영유아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비행기 조종사 고글을 썼지만 날지 못해 슬픈(?) 새 펭귄 ‘뽀로로’는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절로 미소를 자아낸다. 사실 ‘뽀로로’라는 이름도 ‘뒤뚱거리며 재게 움직이는 모양’에서 나온 이름이다.
언제부턴가 ‘뽀로로’라는 이름만 붙으면 TV, DVD 등 영상은 물론이고 출판, 문구, 완구까지 불티다. 지난 2008년 국내서 벌어들인 상품 로열티 수익만도 100억원 가량. 심지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뽀로로가 붙어 있으면 무조건 팔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이렇듯 유아들이 ‘뽀로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철저히 타깃화된 ‘재미’다. 아무래도 부모들과 자녀들이 느끼는 재미 요소는 다르기 마련이다. ‘뽀로로’를 기획한 아이코닉스 측은 수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단순한 스토리가 한층 몰입도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시나리오 작업부터 최종일 대표가 직접 4세, 7세였던 자녀들을 보면서 얻은 영감을 반영했다”며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점이 3~5세인 시청 대상자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유아용 애니메이션들은 교육적인 측면을 많이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뽀로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존 애니메이션들의 틀에서 벗어난 셈이다. 한 회도 유아들의 집중력을 고려해 5~7분 정도로 짧게 만들었다.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뽀로로’는 거꾸로 애니메이션 소비자의 시각에 맞추고자 노력했다”며 “시청자들이 어떤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 하는가가 작품 기획시 가장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이 같은 매력이 ‘뽀로로’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됐다. 실제로 ‘뽀로로’는 해외 100여개 국에 수출됐으며, 지난 2004년 프랑스에서는 56%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천 731억원에 달한다.
‘뽀로로’ 특유의 화려한 색감도 인기에 한 몫 한다. ‘뽀로로’의 배경은 남극의 눈 속 마을. 하얀색은 영유아들의 순수한 동심을 상징한다. 여기에 각종 캐릭터들의 다양한 색깔이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교육적인 요소도 가미됐다. 온갖 사건들이 터지지만 해결의 주체는 ‘뽀로로’와 친구들이다. 직접 해결책을 고민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에 유아들의 독립심이 길러진다는 후문이다. 학부모들이 ‘뽀로로’라면 큰 걱정 없이 받아들이는 이유도 바로 이와 같다.
업계에서는 이밖에도 지속적인 라이선싱 상품 출시를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꼽는다. 각종 문구류는 물론, 벽지, 매트, 퍼즐 등 유아용 제품에서 케익, 젤리, 유제품 등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에 ‘뽀로로’가 없는 곳이 없다. 이러한 라이선싱 상품은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며 지속적으로 뽀로로에 대한 인지도를 유지하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뽀로로’ 제품은 홈쇼핑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아이코닉스가 판매한 ‘뽀로로 놀이교실 53종 풀세트’는 지난달 15일과 21일 두 번에 걸쳐 조기 매진됐고 지난 15일 3차 방송까지 진행됐다.
아이코닉스 한 관계자는 “현재 ‘뽀로로’ 시즌4를 준비 중이며 올 상반기 중에는 ‘뽀로로 창의교육시리즈’로도 영유아들의 마음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