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노트북 커버에 수놓듯 새긴 각종 디자인들이 몇 푼 들지 않는, 허세 정도라고만 여겼습니다.
‘빵빵’한 하드와 쾌속 메모리, 섬광처럼 터지는 LCD모니터가 내 노트북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던 것이죠.
모든 제조사들이 흉내 낼 수 있는 차별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술은 과히 상상했던 그 이상의 노력과 비용이 들더군요.
제 말은 즉 노트북PC의 성능만으로 값어치를 가늠한다는 것은 이젠 한계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겉모양만 봐도 측정가가 나오는 명품진품의 출연자들을 모셔야 될 판인데요.
400만원대 PC를 절반에 또 그 절반으로 가격을 반 토막 내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습니다.
LG전자에서 2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싸매고 제작한 메가, 고품격, 울트라, 캡숑 “한국에서 존재하는 모든 형용사는 여기 다 모여라”라는 노트북 ‘엑스노트 P510’이 미친 가격에 보급형 제품으로 새롭게 재단돼 나왔기 때문입니다.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던 올해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강조한 넷북은 전형적인 불황형 상품(저가, 충동 등)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만 눈높이가 이~만큼 올라간 소비자들에겐 적절치 못한 제품으로 낙인 됐죠.
넷북이 시장 돌파적 혁신 가치를 제공했다고 할만한 제품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성숙된 PC시장을 파고든 생활밀착형 세컨드PC로써의 평가는 과히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PC성능은 훼손 되지 않아야 했으며, 이동성이나 휴대성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 울트라 슬림 노트북으로 PC수요가 빠르게 이동을 하면서 LG전자의 엑스노트 이 같은 트렌드를 놓칠 세라 기동력 있는 변신을 또 한번 시도합니다.
그러면서 개발자들은 타사 제품과는 다른 DNA를 어떻게 심어줄 것인가를 고민했던 모양입니다.
가격대가 뚝 떨어졌습니다. P510의 엑기스만 뽑아내 그대로 수혈한 T380이 나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