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론 이용자 놀이터 만들겠다”

일반입력 :2009/12/31 11:43

정윤희 기자

숨 가쁘게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4년이 지났다.

지난 2005년부터 다중접속수행게임(MMORPG) ‘데카론’에 정열을 쏟아온 게임하이 플로우 스튜디오의 유상연 팀장은 크리스마스도 연말도 없다. 지난해 12월 ‘액션6’ 업데이트 이후 최근까지 ‘액션7:마력의탑’ 작업에 매달리느라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게임하이 본사에서 만난 차분한 인상의 유 팀장은 아직도 할 일이 쌓였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29일 실시된 ‘액션7’로 한숨 돌렸을 것 같지만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다.

■ 진화하는 데카론…양보다는 질

사실 올해는 ‘데카론’에게 그리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보통 1년에 2번 이뤄지던 콘텐츠 업데이트도 기약 없이 미뤄졌고 게임의 줄기인 전투 시스템까지 변경했다. 1년 이상 새로운 방어구를 기다리던 이용자들의 불만은 나날이 높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택한 것은 유팀장의 고집이다. 이용자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게임을 판단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콘텐츠를 쏟아내는데 중점을 뒀죠. 서비스 기간 내 이용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니까요. 그러나 올해의 목표는 한 박자 쉬어가며 ‘데카론’을 재정비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다려 주신 이용자들께는 죄송하지만 좀 더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대규모 리뉴얼 역시 그래서 밀고 나갔다. 지난 8월 실시한 ‘데카론 리버스’는 소소한 콘텐츠부터 게임 내 전투시스템까지 모두 손을 댔다. 보통 게임을 크게 한번 뒤엎고(?) 나면 재도약이 힘들다는 게임업계의 정설을 깼다.

“물론 새 시스템에 익숙지 못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죠. 이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다행인 것은 ‘리버스’ 이후 오히려 동시접속자수는 늘었어요. 저희로서도 한시름 덜었죠. 이용자분들이 저희의 마음을 알아준 거라고 생각해요.”

■ 이용자들의 진정한 놀이터 될 것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들이 게임 내에 ‘멍석’을 깔아놓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알아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 유 팀장의 생각.

“개발자는 이용자를 서포트 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용자가 최대한 ‘잘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 일이죠. 그래서 최소한의 장소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직접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는 ‘데카론’만의 특징이 돼버린 ‘기차놀이’ 역시 마찬가지 맥락이다. ‘기차’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몰이사냥. 필드를 달리는 이용자 캐릭터에게는 자동으로 몬스터가 3, 4마리 정도 따라오는데 여러 명이 줄을 이어 달리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은 몬스터가 모이게 된다. 적당히 몬스터가 몰렸다싶을 때 작렬하는 마법사의 범위 공격이 사냥의 마무리다.

“사실 처음엔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도 놀 수 있구나 하고. ‘기차’라는 명칭도 이용자들이 필드를 줄지어 달리는 모습이 기차 같다고 해서 직접 붙인 이름이에요.”

마지막으로 유상연 팀장은 단호한 표정으로 2010년 각오를 밝혔다.

“항상 이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바라보고 계속해서 수정해 나갈 겁니다. 조금 더 좋은, 조금 더 많은 콘텐츠로 ‘데카론’이 이용자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 목표랄까요. 그러기 위해서 2009년이 ‘데카론’을 가다듬는 시기였다면 2010년을 이용자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치고 올라가는’ 시기로 만들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