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SAP가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에 이어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카드를 뽑아들었다. 한국 시장 공략에도 전력을 전진배치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PTC코리아, 다쏘시스템, 지멘스PLM 소프트웨어로 대표되는 PLM 전문 업체 3인방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현재로선 천하의 SAP라고 해도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경험 부족이 이유다. 전문 업체들을 따라잡으려면 기술 측면에서 갈길이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SAP는 PLM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승부수로 던졌다. SAP PLM은 기존 캐드(CAD) 중심 솔루션과 달리 ERP 관점에서 출발해 개발, 조달, 구매, 제조, 마케팅 등 제품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SAP코리아의 이후용 솔루션 전략본부 이사는 "PLM은 제품 기획부터 단종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포괄해야한다"면서 "이제 PLM은 캐드가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개발 전체의 틀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캐드 중심의 개발관리 솔루션은 PLM이라기보다는 제품데이터관리(PDM)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PLM 사업을 '주특기'인 ERP와 연계하려는 의지가 진하게 풍긴다.
SAP는 PLM에 대해 ERP에서 진화해 기능과 사용자인터페이스가 분리된 솔루션으로 보는 입장이다. 제품개발 전체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유다.
SAP코리아의 원은영 부장은 "국내 PLM 구축사례를 보면 연구설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전사적 관점으로 통합된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SAP 솔루션으로 구현시) 모든 부서에서 ERP, SCM, CRM 등과의 연계가 원활해진다"고 강조했다. 또 "예전에 PLM은 ERP의 한 부분으로 인식돼 왔다"며 "최근 PLM 로드쇼를 통해 발표한 'PLM 7.0'은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차별화해 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AP는 캐드 솔루션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픈 아키텍처에 기반한 PLM을 제공해 어떤 캐드 솔루션과도 통합 가능한 만큼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후용 이사는 "경쟁업체는 캐드와 PLM을 거쳐 ERP, SCM 등으로 정보를 보내는 과정에서 정합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SAP 솔루션과 연계된 PLM의 장점을 치켜세웠다.
SAP 본사는 전체 매출중 PLM 애플리케이션 관련 비중이 20% 가량된다고 한다. 반면 국내는 걸음마 수준이다. 올해의 경우 SAP PLM을 도입한 기업은 한곳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이후용 이사는 "내년에는 국내서도 전체 매출중 10~15%를 PLM으로 올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매우 공격적인 목표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만큼 SAP코리아도 내년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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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용 이사는 "같은 기업이라도 지역이나 공장마다 여러 솔루션을 혼용해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SAP 입장에서) 아직 도입사례가 충분치 않은 것은 약점이지만 내년부터는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후용 이사는 "올해 PLM 컨소시엄에 올해 가입했고 내년부터 는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슬로건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솔루션을 노출시킬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ERP가 많이 도입돼 PLM도 함께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