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명가의 재림' 소니 워크맨 NWZ-X1050

일반입력 :2009/07/06 11:27    수정: 2009/07/06 14:46

이장혁 기자

일본의 많은 전자제품 회사 가운데 소니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다.

특유의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소니의 제품들은 다른 회사에 비해 가격은 더 비쌀지언정 기능과 디자인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줬고, 그 차이는 소니 제품을 쓰는 이들에게 제품 그 자체 외에 가격의 차이를 뛰어넘는 자부심도 안겨주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전세계적으로 기술과 디자인 수준이 평준화되어가고 있다. 다른 회사에서도 소니 못지않은 수준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소니의 명성은 조금씩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휴대용 오디오 분야였다.

한때 워크맨 시리즈로 세계를 호령했던 소니가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결국 미국 회사인 애플 아이팟에 왕좌 자리를 내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통의 소니가 이대로 무너질 회사는 절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절치부심 끝에 천상의 소리를 가지고 돌아온 소니의 워크맨 NWX-X1050(이하 X1050)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X1050의 상자를 열면 본체와 액세서리가 다양하게 들어있다. 본체를 제외하고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 노이즈 캔슬링이 가능한 전용 이어폰. X1050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바로 이 이어폰이 있어야만 그 힘을 발휘한다. 만일 이 이어폰을 분실하면 기능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X1050의 본체다. 단순하지만 실제로 보면 품위가 느껴진다. 따로 워크맨을 나타내는 장식이 없어도 소니 워크맨다운 깔끔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아기자기한 여성 취향이라기 보다는 선이 똑똑 끊어지는 남성다운 매력이 느껴진다.

화면을 제외한 본체 정면의 유일한 인터페이스는 바로 HOME 버튼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외관이다. 겉으로는 안 보이지만 SONY 로고 아래 무선랜 안테나가 자리 잡고 있다.

본체 뒷면의 모습이다. 특이하게 HOLD 키가 자리 잡고 있다.

옆면에는 볼륨 버튼과 노이즈 캔슬링 온/오프 스위치가 자리 잡고 있으며 리셋용 구멍도 보인다. X1050에서 특이한 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옆면의 재질이다 대리석 비슷한 재질로 옆면을 둘러싸서 중후함과 함께 제품을 보호하는 기능도 잘 수행해 주고 있다. 가지고 다니면서 만지는 느낌이 제법 좋다.

윗면에는 재생 관련 버튼과 이어폰 단자가, 아랫면에는 데이터 전송 및 충전용 WM-PORT 단자가 있다. PC의 USB 단자와 직접 연결되어 충전 및 데이터를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용 단자이기 때문에 전용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인치 OLED로 뿌려주는 화려하고 선명한 디스플레이

처음 화면을 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유난히 밝은 화면이다. X1050이 OLED 터치스크린을 채용해 일반 액정 화면보다 더 밝고 시야각도 넓어 밝은 곳에서도 영상을 깨끗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OLED는 일반 TFT LCD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지만 휘도나 색순도가 높고 시야각이 무제한이다. 또 응답속도도 매우 빠른 장점이 있다.

또한 X1050은 주요 입력도구로 코원 S9이나 애플 아이폰 등에서 채용하고 있는 정전압식 터치스크린을 채용하였고 그에 따른 제품의 반응 또한 처음 쓸 때부터 거의 문제없이 썼을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신경 쓸 부분이라고는 감압식과는 달리 손톱으로는 터치가 안 된다는 정도다. 깔끔한 HOME 버튼을 비롯해 외부 버튼들 또한 보지 않더라도 잘 이용할 수 있었다.

글자입력부분은 전화기 다이얼패드처럼 꾸며져 있어 일반 휴대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한글 입력이 되지 않는 다는 것.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소니만의 S-Master, 노이즈캔슬링 독자기술로 최적의 음질 구현

휴대용 오디오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역시 노래를 듣는 부분이다. 특히 음질 면에서 X1050은 다른 제품을 압도한다. 소니는 독자적인 S-Master 디지털 앰프 기술을 통해 음원 재생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원래 소리의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을 모르고 넘어 간다 쳐도 음질 면에서 뛰어난 것은 확실하다. 다른 MP3 플레이어와 비교해도 이 정도 음질을 느끼게 해주는 제품은 많지 않았다.

또한 주목할만한 기능은 음악을 듣는 중에 와이파이 기능으로 가수나 노래 정보를 바로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별로 중요한 기능이 아닐 거라고 생각되지만 가끔 자신이 듣는 노래의 가수나 제목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기대가 컷 던 것일까. X1050의 음질을 받쳐주는 또 한 가지 요소인 노이즈 캔슬링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 X1050은 어느 정도 바깥 소음을 줄여주긴 했지만 바깥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를 정도는 아니었다. 노이즈 캔셀링이 가능한 전용 이어폰이 커널형인지라 기본적으로 소음 차단이 자연스럽게 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외에 가끔씩 사용하는 FM 라디오 수신 기능은 유용했다.

■X1050···YouTube 콘텐츠 지원으로 동영상 강화

3인치의 OLED 화면에서 뿌려주는 동영상은 X1050의 필수적인 매력 요소다.

26만 컬러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로는 최상의 화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쉬운점은 동영상 코덱 지원 부분이다. 다양한 코덱과 자막 파일까지 지원하는 제품에 비해 X1050은 한정된 코덱을 지원하고 있는 것. X1050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코덱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대신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용의 동영상은 그대로 재생할 수 있어 편리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려는지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이 내장되어 있다. 무선랜 접속을 통해 유튜브 동영상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 이제는 MP3P도 와이파이 기능은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무선랜으로 즐기는 모바일 인터넷

앞에서도 몇번 말하긴 했지만 X1050은 경쟁 제품인 아이팟 터치와 닮은 부분이 무척 많다. HOME 버튼과 함께 무선랜의 내장, 그리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내장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X1050에 기본 내장된 웹브라우저는 일본 ACCESS사의 넷프론트라는 제품으로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꽤 오래 전부터 만들어지고 있던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100% 호환성을 보여주지는 못 하지만 필요할 때 간단하게 살펴보기에 큰 무리는 없다. 다만 복잡한 웹 페이지를 보려고 하는 경우 가끔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경우가 있다.

이 밖에도 X1050에는 팟캐스트나 사진 보기 등의 기능이 내장되어 있지만 이메일이나 메신저 기능이 없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소닉스테이지 대신 기본으로 제공되는 Content Transfer는 끌어다 놓는 형식으로 아이튠즈나 윈도우 탐색기를 통해 X1050으로 파일을 전송할 수 있으며 Media Manager for WALKMAN는 관리 프로그램의 모습으로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

■역시 소니답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소니 워크맨 X1050

지금까지 살펴본 워크맨 NWX-X1050은 특히 음악 감상에 있어서는 역시 소니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좋은 제품이었다. 그 탁월한 음질은 다른 MP3 플레이어와의 차별성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워크맨이 다시 세계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아직 신경써야할 점이 남아있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봤다.

소니 워크맨 X 시리즈는 다양한 면에서 기존 워크맨 제품군들과는 선을 긋는 제품이다. 소니가 새롭게 추구하는 방향, 즉 '최고의 음악감상을 위한 헌신'이라는 소니의 정신이 담겨있는 제품이 바로 X1050이다.

분명한 것은 소니 워크맨 X1050은 음질과 화질만으로도 충분히 경쟁사의 제품들을 압도하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음질만큼은 X1050의 아쉬운 부분들을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