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업체는 이제 협력해야 한다.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는 시대가 왔다.
김종훈 알카텔 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이 통신 서비스 업체와 콘텐츠 업체간 협력을 부르짖고 나섰다.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방한한 김종훈 사장은 17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통신 환경이 네트워크 인프라보다는 풍부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만큼 통신 서비스 업체는 콘텐츠를, 콘텐츠 업체는 보다 진화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 됐다면서 통신과 콘텐츠 업체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앞으로 통신과 콘텐츠 업체들이 협력을 통해 매출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질 것이란게 그의 설명. 알카텔-루슨트는 이같은 흐름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선봉은 AE(애플리케이션 인네이블먼트)전략이었다. AE는 통신과 콘텐츠 업체가 협력에 기반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관련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게 골자다.
김 사장은 AE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 주문시스템과 페덱스 물류 시스템간 연동, 아마존이 전자책 리더기인 킨들 사업을 위해 미국 이동통신 업체 스프린트 넥스텔과 손을 잡은 것을 꼽았다. 특히 아마존과 스프린트간 협력에 대해서는 콘텐츠와 통신 서비스 업체간 매출 공유 모델이란 점을 강조했다.
아마존 킨들은 스프린트 넥스텔에 가입하지 않고도 이 회사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사용자가 전자책을 내려받으면 판매 금액중 일부가 스프린트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AE를 통해 통신 업체들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통사를 예로 들면 SMS처럼 사용자층이 두터운 서비스는 직접 챙기고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사용자층을 가진 콘텐츠는 특정 업체와 손을 잡는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외부 개발자들에게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방하면 작지만 광범위한 롱테일 시장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까지 통신과 콘텐츠 업체간 협력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 협력을 위해서는 통신 업체들이 표준화된 API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알카텔-루슨트가 직접 나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가동중으로 협업 사례는 앞으로 늘어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몇몇 통신 서비스 업체들과는 이미 AE 프로젝트에 들어갔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 시장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김 사장은 한국은 인터넷과 이동통신 환경이 발달한 만큼 AE와 잘 맞아떨어진다면서 국내 사업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김종훈 사장은 지난 92년 ATM장비 개발 벤처 기업 유리시스템즈를 설립했고 98년 당시 루슨트테크놀로지에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루슨트에서 광대역 네트워크 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전자컴퓨터공학과 및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5년 4월 벨연구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