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운]2008 CMG 컨퍼런스 탐방기

일반입력 :2008/12/31 15:20    수정: 2009/02/06 16:58

지용운 제니퍼소프트기술상무

필자가 속한 제니퍼소프트는 얼마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MG08 국제 컨퍼런스(Computer Measurement Group, 이하 CMG )에 참가했다.

CMG(http://www.cmg.org)는 국내서는 다소 생소한 단체일수도 있으나 성능 관련 분야에선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CMG는 컴퓨팅 환경에서 발생하는 성능에 관한 연구를 위한 비영리 연구단체로 매년 12월 미국에서 성능 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세계 성능 관련 제품 및 트렌드를 알 수 있어 많은 회사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BEA User Conference, Tuxedo User Group Meeting, Wily Conference와 같은 해외 컨퍼런스에 참석했지만 고객을 초청해 가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세션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만큼 이번 CMG 컨퍼런스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오랫동안 성능관리 혹은 APM(Application Performance Management,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 비즈니스에 몸담아온 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외 성능관리 분야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자 했다. 컨퍼런스에 2년 연속으로 참가하는 제니퍼소프트 제품을 세계 각국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들에게 보여준 뒤 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싶었다.

경기 침체가 강타한 최근 상황은 IT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은 신규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IT분야가 성능관리 혹은 최적화 관련쪽일거라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

현재 자원을 최적화해 최고의 성능을 발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번 CMG컨퍼런스는 이같은 메시지를 구체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에 컨퍼런스를 통해 느낀 점들을 독자분들과 공유할까한다.

행사 첫날의 풍경

기대와 달리 행사 참가자가 예상보다 적어 보여 내심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인 CMG에서 주최하는 행사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비영리 단체 CMG가 마련한 이번 컨퍼런스는 대형 IT업체들이 진행하는 행사와 비교 했을 때 그리 화려하지도 규모도 크지 않다. 전형적인 실무자들을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는 대략 300명 정도의 시스템 관리자 및 IT전문가들이 세션에 참가하고 전시부스를 찾은 듯 보였다.

행사 참가자가 적었음에도 제니퍼 부스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성능관리솔루션 제니퍼4.0(JENNIFER)과 3D 관제 솔루션 이클루스(ECCLUS)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제니퍼4.0은 UI와 제품 기능이 관심을 끌었고 이클루스는 3D로 구현됐다는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행사에서 필자가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모든 세션이 유료였다는 것이다. 적은 금액도 아니었다. 하루 세션 참가비가 우리돈으로 거의 100만원에 육박했다. 일주일간 참가 등록을 하는데 약 250만원 이상의 참가비를 내야함에도 미국 전역에서 날아와 세션에 참가하는 모습은 우리 한국 정서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열정, 그 열정앞에 돈이나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문화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기분좋은 충격이기도 했다.

2008CMG는 IBM 부사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기조연설 주제는 그린IT였는데, 이번 행사의 키워드가 아니었나 싶다.

이번 행사 주제를 크게 몇가지로 요약하면 그린IT, 가상화, 성능관리, ITSM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린IT

그린IT는 그 실체는 모호 하지만 나머지 세 주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가장 적절한 표현인 듯 싶다. 그린IT를 위해 필요한게 가상화, 성능관리, ITSM이라는 얘기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그린(Green)은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 한 것인데, 이는 놀랍게도 비용절감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린IT를 위해서는 우선 에너지절감을 해야 하고 데이터센터가 차지 하는 면적도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버수를 줄이는게 핵심이다. 이것은 가상화 혹은 성능관리를 통해 시스템을 최적화 하는게 중요하다는게 행사에서 얻은 메시지였다.

가상화(Virtualization)

가상화는 이미 미국에서는 뜨거운 화두였다. 어쩌면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가 가상화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관련 세션들도 많이 열렸다. 필자는 조심스렇게 APM입장에서의 가상화를 생각해 보았다. 머지 않아 많은 IT 조직에서 가상화를 구현한다면 APM, SMS는 지금과는 달라야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고정된 자원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운영 중에도 동적으로 재구성되는 시스템 자원을 모니터링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가상화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가상화까지 구현이 된다고 하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이미 미국 등 IT선진국에선 가상화에 대비한 모니터링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성능관리 업체들도 이 부분에 대한 준비가 늦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 있다. 가상화에 걸맞게 VM웨어 등 가상화업체들은 필요한 API를 오픈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이미 웹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성능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사실 이번 행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고 기대 했던 주제는 성능관리였다. 그러나 APM이란 주제가 생각만큼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린IT, 가상화에 가려서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분야에서 성능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성능관리(Performance Management) 분야의 뜨거운 주제는 역시 엔드투엔드(End to End) 였다.

현장에서는 끊임없는 모니터링 영역의 확대와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프론트엔드(Frond End), 백엔드(Back End)까지를 APM에서 커버해 주기를 바라고 있고 나아가 WAN 구간까지도 어떤 형태로든 그 범주에 넣고자 하는 요구는 우리나라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국과 한국의 지역적인 차이도 존재했다. 미국 전산센터들은 대부분 동부, 서부 등 전역에 걸쳐 분산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 사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하다. 대부분 업체들의 엔드투엔드 성능측정은 네트워크 패킷 분석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기술 완성도 측면에서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그 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의문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 역시 한국 실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벤처업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기술개발이 진행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OPTier란 업체의 경우 올 한해 30개 고객사를 확보했고 약 7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하니 전체적인 시장규모 파악은 어렵더라도 사이트(Site)별 프로젝트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가능 할 듯 싶었다.

이 역시 우리 시장 규모와 크게 달라 보이진 않는 부분이다.

ITSM(Information Technology Service Management)

ITSM은 한편으로 무척 진부한 주제처럼 들린다. 하지만 나는 이번 행사에서 ITSM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의 APM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우리는 어떻게 성능관리를 할 것 인가 하는 원론적인 고민에 집중했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많은 스피커(Speaker)들은 성능관리와 그 데이터의 활용이란 부분을 강조했다. APM은 성능관리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획득된 자원을 향후 자원활용(Capacity Planning), IT 자산관리 등에 폭넓게 활용해야하고 로우 데이터 수집단계부터 이런 부분이 고려된 데이터베이스 디자인(Database Design)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명 외국자료들을 볼 때 솔루션을 도입해 얼마의 비용을 절감했고 10분간 장애가 발생함으로 얼마의 금전적인 손해를 끼쳤고 트랜잭션(Transaction) 하나가 얼마의 값어치가 있다는 등의 환산가치(Conversion Value)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결론은 또 다시 비용 문제로 시작된다. 모든 솔루션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ROI(Return Of Investment)가 분명 해야 한다는 얘기로 귀결되는 듯 하다. 이를 위해 APM 솔루션들도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수치로 보여 줄 수 있는 데이터 혹은 면피용 데이터가 될지라도 ROI를 증명해 보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거라 생각해 보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CMG 행사를 통해서 우리 나라 성능관리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세계 유수의 성능관리 업체들의 메시지를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유능한 업체들이 성능관리를 이야기하고 저마다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눈앞의 기능개선에만 급급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나아가 발전적인 방향에서 우리도 더 늦지 않게 그린IT와 성능관리의 함수 관계를 구체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성능관리 제품이 아니라 세계시장 어디에서든 각광 받을 수 있는 성숙한 제품들이 우리 손으로 만들어 지는 그날을 꿈꾸면서.

필자소개

지용운 상무는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와 오라클(구 BEA시스템즈)에서 턱시도 미들웨어 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3 Tier 아키텍처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국내 최초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시스템간 실시간 트랜젝션 연계를 구현한 경험도 있다. 이후 국내에 APM 제품을 선보이고 시장을 개척하는 등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 컨설팅에 주력해왔다. 현재 제니퍼소프트에서 기술담당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