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와 함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블랙베리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T옴니아, 내년 4월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은 애플의 3G 아이폰 등과 함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008년 전세계 스마트폰 지상은 1,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아이폰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08년 3분기 휴대단말 시장이 전분기 대비 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대비 28% 성장한 4,000만대라고 발표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역시 지난 11월 삼성전자가 SK텔레콤을 통해 T옴니아를 출시하면서 3주 만에 1만5,000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T옴니아가 최소 10만대에서 30만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2008년 6월까지 총 판매량이 20만대가 채 안되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폰 소비층은 최근 아이폰의 인기에 힘입어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전환됐다. 즉, 스마트폰은 이메일 등 업무용 휴대단말기가 아니라 휴대폰 이후의 차세대 단말기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외신 단말기의 진입을 막았던 국산 모바일 플랫폼 '위피' 탑재 의무화가 내년 4월 1일부터 폐지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T, 30여개 기업과 협상 중 '12월 말 공급'
이러한 와중에 SK텔레콤은 16일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아직 위피 규제가 풀리지 않아 일반판매는 불가능하지만, 기업용 단말기에는 위피 탑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용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지만 컨수머용 성향이 짙어 '옴니아 한국판 버전'이라고 불리는 T옴니아의 성공에 이어, 스마트폰 기능이 완벽하게 갖춰진 블랙베리의 출시는 SK텔레콤이 스마트폰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대만 HTC의 '터치듀얼'로 스마트폰 시장 확산에 포문을 열었다.
이번에 출시되는 '블랙베리 9000 Bold'는 T옴니아, 터치듀얼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HTC의 듀얼터치가 저가형 모델로 시장 가능성을 염탐한 정도라면, 비록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품이지만, T옴니아는 휴대폰을 대체할 수 있는 보급형 모델로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블랙베리는 기업용 틈새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차세대 전략 모델이라는 의미가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제품으로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을 주 타깃으로 시작해 국내 기업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30여 개의 기업고객과 긴밀하게 협상 중이며, 계약이 완료되면 12월 말부터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단말기 가격 79만원, 월 기본료는 4만8,000원
단말기 가격은 78만9,360원이지만, 의무약정 기간 등 계약 내용에 따라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어 50만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요금 수준은 이메일 서비스 월 2만6,000원, 휴대폰 음성 요금제 기본료 1만2,000원, 데이터퍼펙트 월 1만원에 가입해야 한다. 따라서 기본료는 총 4만8,000원이며 음성통화량에 따라 추가된다. 통상적으로 업무량이 많은 기업용 휴대폰 요금이 매월 10만원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1대당 매월 15만원 정도의 요금이 예상된다.
이러한 요금 수준은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만약 내년 4월 위피 의무화 폐지에 따라 블랙베리가 일반 판매된다면 요금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KTF가 타진 중인 3G 아이폰 국내 출시도 내년 4월로 예상되고 있어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다. T옴니아에 이어 내년 초까지 30여개 기업에 블랙베리 도입 계약을 마무리 한다면, 누적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기반이 최대 50만명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초기단계의 기업 시장 발굴에 이어 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콘텐츠의 공급에 따른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도 예상된다.
한 통신업계의 관계자는 블랙베리가 국내 기업 시장에서 얼마나 고객을 확보할 지는 미지수이다. 아직 시장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낮은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번 출시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는 점은 눈 여겨 볼 만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