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발표한 ‘고해상도’ 웹지도가 포털업계에서 화제다. 다음은 특별히 웹지도 경쟁자로 구글을 거론하고 있다.
구글은 세계적 인기상품인 ‘구글맵스’의 연내 한국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웹지도 경쟁 판도가 ‘구글 대 다음’ 양강 구도로 짜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발끈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야후코리아와 파란이다. 두 회사는 다음과 구글을 따라가는 마이너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 다음·파란 “해상도는 앞섰지만...”
우선, 가장 중요한 해상도 부분에서는 다음과 파란이 앞서 있다. 다음과 파란이 항공기로 저공비행하며 찍은 실사 웹지도는 최대 25cm급 해상도를 구현한다. 25cm이라는 설명은 모니터 상 1픽셀의 실제거리가 25cm라는 뜻이다. 곧, 수치가 적을수록 자세히 보인다는 것.
반면, 야후의 하이브리드 위성 지도는 2m급으로 파란·다음과는 꽤 격차가 있다. 구글 역시 사진 대부분이 1m급으로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만 보고 다음과 파란을 무조건 추켜세울 수는 없다. 야후와 구글의 해상도 추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야후는 최근 본사차원에서 대대적인 해상도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아무래도 2m급 사진으로는 경쟁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야후코리아 김병석 부장은 “해상도 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업데이트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최근 ‘지오아이’라는 새 위성을 동원했다. 본격적인 서비스 전이지만 40cm급 해상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또 있다. 국내 보안 규정은 실사 웹 지도의 최대 해상도를 50cm로 묶어놨다. 다음과 파란의 25cm 지도는 현재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포털업계는 이 규제가 곧 풀리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직 없다.
결국 다음·파란·구글 모두 50cm이라는 국내법상 최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고, 야후도 따라오는 모양새다.
■ '편의성‘ 강조한 경쟁 치열
‘편의성’도 웹지도 경쟁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다. 편의성은 야후와 파란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
야후는 지난달부터 아이팟 터치 전용 웹지도를 출시했다. 길거리를 이동하면서 모바일로 웹지도를 확인케 한 것. 앞으로는 아이폰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 사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야후는 또 웹지도 상에서 실시간 교통상황까지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서대문역’을 검색하면 서대문역 근처에서 어느 구간이 교통정체가 심한지 실시간 알 수 있다.
파란은 웹지도에 동영상까지 끌어들였다. ‘리얼스트리트’란 이 서비스는 해당 지역을 차로 이동하듯이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파란이 카메라를 장착한 자동차로 실제 거리를 주행하며 찍은 영상들이다. 현재는 서울 일부와 대전 지역만 제공한다. 파란은 강원도 관광명소부터 시작해 범위를 늘리기로 했다.
사용자들이 직접 지도를 꾸미는 ‘인사이드맵’도 파란이 내세운 차별점이다. 플래시 마법사를 이용해 지도에 설명을 추가하거나 아이콘 삽입, 도형 그리기 등이 가능하다. 네이버나 다음 등 블로그·카페에서 쓸 수 있는 것도 특징.
파란 권은희 상무는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웹지도 연구에 계속 매진하고 있다”며 “경쟁 포털과 다른 서비스로 누리꾼 눈길을 잡겠다”고 밝혔다.
다음과 구글 역시 서비스 개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야후와 같이 아이폰·아이팟터치에서 웹지도를 제공하는 한편 한메일과 카페 등과의 연동도 모색중이다. 예를 들어 만날 장소를 표시한 다음 웹지도를 한메일에 첨부하거나 카페에 올리는 형식이다.
다음 김민오 팀장은 “웹지도와 다음의 다른 서비스들을 공조체제로 묶어 전체적인 플랫폼 영향력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달 말 이원진 한국 지사장 참석 하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웹지도 전략을 설명할 계획이다. 국내 포털들을 상대로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