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 디지털 전환 “방안 없이 로드맵만 무성”

일반입력 :2008/11/07 11:21

이설영 기자 기자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정책이 로드맵만 제시되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차질이 예상된다. 국내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2012년까지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2013년부터는 디지털로 방송을 송출해야 한다. 문제는 불과 4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어떤 준비도 제대로 갖춰있지 않다는 것.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 ▲재원 부족 ▲난시청 해소 방안 부재 ▲대국민 홍보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KBS 김석두 기술전략기획팀장은 "재원 마련이나 난시청 해소 등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필수적인 준비들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김 팀장은 "디지털 전환에 앞서 송신시설과 제작시설에 투자해야 하는데 여기에 전부 2조원 가량이 든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KBS의 경우 수신료 인상 및 정부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는 지난해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했으나 국회 거부로 처리되지 못했다.김 팀장은 "수신료도 25년간 동결돼 있고, 광고시장에도 적자가 심화되고 있어 KBS는 3년 동안 적자"라며 "MBC와 SBS도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데 이렇게 가다간 2012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완료할 수 있을 지 업계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후에 재정 상황이 좋아지면 문제가 없겠지만 솔직히 지금 상태로 가다간 차질이 불가피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이런 가운데 방송사, 가전 유통업체, 소비자단체, 학계 관계자들이 지난 10월말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해 'DTV코리아'를 출범해 눈길을 끌었다.김 팀장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추진됐던 디지털 전환 정책이 '협의체' 형식으로 꾸려져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에도 창구가 돼서 활동을 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난시청 해소 등도 추진하는 등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