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전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제 다시 메인프레임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빅블루' IBM이 한때 '구시대의 유물'이란 꼬리표까지 붙었던 메인프레임 서버에 대해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고 나섰다. 통합과 비용 절감 이슈와 맞물리면서 메인프레임이 바야흐로 제2의 전성기로 들어섰다는 것이었다.
IBM의 캐롤 스태포드 시스템z 담당 부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분기 메인프레임 시스템z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5% 늘었고 시스템z를 지원하는 애플케이션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IBM은 지난 18개월간 150개의 신규 메인프레임 고객을 확보하는 개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스태포드 부사장은 또 전세계적으로 많은 고객들이 HP-UX에서 벗어나 리눅스 기반 메인프레임으로 통합하려 하고 있다면서 메인프레임은 IBM 유닉스 시스템p나 HP, 썬 플랫폼과 비교했을때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IBM은 올초 x86서버 1천500대 용량을 메인프레임 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z10 엔터프라이즈 클래스'(z10 EC)를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z10 EC 경량 버전인 베이비(baby) 메인프레임 '시스템z10 비즈니스 클래스'(z10 BC)도 내놨다. 이를 통해 고성능 유닉스 시스템에 대해 전방위 공세를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IBM에 따르면 'z10 BC'는 SAP, 리눅스, 자바 애플리케이션 등을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특수 엔진'으로 불리는 프로세서를 제공한다. 기존 IBM z9 BC에 비해 프로세서 속도가 약 40% 향상됐고 총 용량(성능)은 50% 이상, 최대메모리는 약 4배 가량 증가했다.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hardware accelerators)와 엔터프라이즈 쿼드코어(Enterprise Quad Core) z10 프로세서 칩, 상업 및 재무 애플리케이션에 매우 유용한 암호화 기능 등도 제공한다.
스태포드 부사장은 메인프레임이 부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에너지 비용 절감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z10 BC는 x86서버 232대와 비교했을때 면적은 83%, 에너지는 93%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가격도 공격적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IBM에 따르면 '시스템z10 EC' 판매가격은 100만달러, 'z10 BC'는 10만달러부터다.
세계 시장 추세와 달리 한국은 그동안 고성능 서버 시장에서 유닉스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국HP 등 유닉스 업체들은 IBM 메인프레임을 상대로 강도높은 윈백 작전을 펼쳤고 가시적인 성과도 이끌어냈다.
이를 보여주듯 2003년 70여개에 달했던 국내 IBM 메인프레임 고객수는 현재 50여개로 줄어들었다. 메인프레임을 쓰지 않았던 고객들이 시스템z를 도입할 수 있게 하겠다던 한국IBM의 야심찬 작전도 아직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해 메인프레임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구체적인 성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규 메인프레임 고객 확보는 천하의 한국IBM에게도 만만치 않은 목표였다.
이에 대해 한국IBM은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뭔가 보여줄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국IBM의 박영민 시스템z 사업 담당 상무는 올해 히타치 메인프레임 쓰던 금호생명이 시스템z9 BC를 도입했고 HP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유닉스 서버, NT서버를 쓰는 몇몇 고객들이 현재 시스템z 도입을 검토중에 있다면서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입찰제안요청서(RFP)가 나올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