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전자전기업체인 파나소닉(구 마츠시타전기)이 경영난을 겪고있는 산요전기를 애써 인수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산요전기가 갖고 ‘리튬이온전지’와 ‘태양전지’를 수중에 넣는 것이 파나소닉의 목표라고 일본 전자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최근 리튬이온전지와 태양전지는 성장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미래가 보장된 몇 안되는 분야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두 분야에서 경쟁사 보다 크게 뒤쳐져 있다. 파나소닉은 경영 실적부진에도 두 사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산요전기를 M&A(인수 합병)해 성장노선에 가속 패달을 밟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노트북 PC와 휴대폰용 리튬이온 전지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메이커들이 대부분 증산에 쫓기고 있다. 전세계 노트북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데다 지난해 전지메이커들의 공장 화재가 잇따라 발생, 공급능력이 감소한 것 등이 원인이다.
리튬이온 전지는 소형, 경량, 고출력에다 충방전 사이클 수명이 긴 특성 때문에 현행 니켈수소 전지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자동차에도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몇몇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리튬이온 전지 세계시장은 지난 2007년 25억 9000만개에서 올해는 전년대비 14% 증가한 29억 8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산요전기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23%로 정상을 달리고 있다.반면 파나소닉은 약 1,000억엔을 투자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점유율은 약 8%로 6위에 머물고 있다. 파나소닉은 도요타 자동차와 합작으로 자동차용을 양산하기로 계획했지만 지난해 자회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반격이 어려운 상황.
따라서 파나소닉이 산요전기를 수중에 넣으면, 단번에 세계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할 수 있으며 앞으로 시장쟁탈전이 예상되는 자동차용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태양전지 사업에서도 파나소닉은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파나소닉은 개발 비중을 연료전지에 두었기 때문에, 태양전지 개발이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한때 샤프로부터 OEM(주문자 생산방식)을 받아 사업화했지만 지난 2000년 사업을 축소, 사실상 철수했다.
하지만 태양전지 시장은 유가 상승과 지구 온난화 방지가 주목을 받으면서 세계 시장규모가 연 15% 씩 성장하고 있다. 경쟁사인 샤프와 미츠비시전기가 과감하게 증산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으로 파나소닉은 구경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요전기는 태양광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발전효율면에서 세계 정상급의 독자적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산요전기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5%이지만 경쟁사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파나소닉은 세계적인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2008년 중간 결산결과(3~9월) 순이익이 23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은 막대한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산요전기를 인수함으로써 리튬이온 전지와 태양전지로 새롭게 무장,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