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라이프가 한물 갔다고? 이제 2막에 들어섰을 뿐이다”
지난해 가상세계 열풍을 몰고 온 세컨드라이프. 인터넷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이 줄면서 위기가 닥쳤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컨드라이프는 ‘반짝 스타’로만 남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세컨드라이프의 마크 킹든 CEO는 여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씨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컨드라이프 성공 신화는 2막에 들어섰다”고 목청을 높였다.
킹든 CEO는 세컨드라이프 상황이 애플 아이팟이나 닌텐도 위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이팟과 위 모두 처음 등장했던 시기만큼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있고, 세컨드라이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세컨드라이프 수뇌부에서 초기 열광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며 “이제는 안정화된 모습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때다”고 말했다.
킹든 CEO가 지목한 ‘새로운 시장’은 기업 고객이다. 세컨드라이프가 국내 싸이월드처럼 젊은 개인 사용자들을 공략해 만들어진 서비스임을 감안하면 의외 행보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세컨드라이프는 대형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 IBM, BBC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들은 세컨드라이프에 사무실을 만들고 간판을 내걸며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실제로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지난 6월 한국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세컨드라이프에 있는 시스코 사무실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시연에서 시스코 고객들은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네트워크 솔루션을 배우고 기술 상담을 하기도 했다.
챔버스 회장은 “웹2.0이 강조하는 ‘온라인 소통’은 기업과 고객 사이에서도 중요하다”며 “세컨드라이프는 시스코와 고객간 소통에 있어 새로운 창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세컨드라이프 사용자는 지금 1천400만명이 넘었다. 이에 따라 챔버스 회장과 같은 전략은 파고들 공간이 있어 보인다. 킹든 CEO는 이 같은 수요들을 흡수해 제2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한 신규 서비스들도 준비중이다.
예를 들면 기업이 세컨드라이프에서 제품을 시연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영상회의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킹든 CEO는 “기업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우수한 인재 영입과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세컨드라이프라는 가상세계는 현실 못지않은 비즈니스 공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