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중심의 판을 무너뜨리겠다. 오라클을 상대로한 '윈백작전'과 새롭게 떠오르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DBMS 시장에서 지분을 확대하겠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빅블루' IBM이 오라클 독주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대공세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IBM의 이관호 정보관리SW사업부 본부장은 27일 DBMS를 바라보는 시각이 단순한 데이터 관리에서 다양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란 쪽으로 넘어오고 있는 만큼, 판을 흔들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다면서 데이터웨어하우스(DW),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기업콘텐츠관리(ECM) 등 신규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확보, 거시적인 차원에서 DBMS 시장을 재편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OLTP (online transaction processing)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DBMS 시장에서도 강도높은 윈백 프로모션을 앞세워 오라클을 계속 압박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DBMS 시장 판세는 1강2중 체제다. 한국오라클이 50% 가까운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한국IBM과 한국MS가 그 뒤를 추격중이다.
이같은 판도는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타도 오라클'의 함성소리가 끊임없이 울려퍼졌음에도 오라클을 정점으로 하는 1강 2중 판세는 크게 달라진게 없다. 한번 깔면 쉽게 바꿀 수 없는 DNA가 녹아든 DBMS 시장은 왠만한 충격파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IBM이 다시한번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화려한 구호에 머물렀던 과거의 반복이 될지 이번에는 정말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변혁기의 DBMS 시장을 틈타 오라클 독주시대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변화하는 DBMS 시장, 반격의 시간이 왔다
DBMS 지분 확대를 꿈꾸는 한국IBM의 전략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전통적인 OLTP 중심 DB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등 떠오르는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 정보계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정보 관리 인프라란 새로운 DB아젠다를 틀어쥔다는 것이다.
이관호 본부장은 DB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만큼 DW 등을 포함한 거시적 DBMS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면서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IBM은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계 고도화를 위한 정보 관리 인프라란 아젠다를 몰고가려면 한국오라클이 지배하는 전통적 DB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것은 필요조건중 하나다. 한국IBM이 올해들어 윈백 전담팀을 가동하는 등 기존 DB 시장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관호 본부장은 하이닉스 YMS(수율관리시스템), L제조사 EDW, 삼성SDS 차세대, S제조사 글로벌 ERP, SK에너지, CJ제일제당, 충남대학교 e-러닝 등에서 오라클을 윈백했다면서 올해들어서도 M생명, L제조사, 중소중견기업 등의 고른 영역에서 윈백이 이뤄지는 등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IBM은 성장의 근거중 하나로 DB2 관련 인력 부족을 꼽았다. DB2를 다룰 사람이 모자란다는 것은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 한국IBM은 중앙정보처리학원과 DB2 소프트웨어 기술 공동 교육에 대한 상호 협약식을 갖고 DB2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IBM은 DB2 사용자 커뮤니티 'KDUG'(Korea DB2 User Community, www.kdug.kr)도 개설해 블로그, Q&A, 마이그레이션센터 등을 통한 DB2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DBMS 시장은 오라클이 48%로, 2위를 기록한 한국IBM(22%)을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따돌렸다.
이에 대해 한국IBM은 성장 속도를 강조한다. 2007년만 해도 두자리수 성장률로 오라클을 앞선 만큼,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관호 본부장은 메인프레임, x86서버, 유닉스를 포함한 DBMS 영역에서는 전년대비 20%, 유닉스만 놓고보면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이다면서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낮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SAP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이른바, 'SAP 온 DB2'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오라클은 SAP 애플리케이션에 묶여 들어갈때 전체 라이선스 가격의 11%를 받지만 IBM은 8%만 제안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다
한국IBM의 DBMS 사업은 인포메이션 온 디맨드(Information On Demand: IOD) 전략하에 추진되고 있다. IOD는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고객이 기업 정보계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정보 관리 전략 수립을 가능케 하고 비즈니스와 해당 산업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IBM은 정보관리 사업부를 OLTP를 담당하는 쪽과 정보의 질을 강조하는 인포스피어(InfoSphere)로 분리했다.
기업 전산실이 주요 사용자인 OLTP 담당 부서는 전통적인 DB 시장에서 오라클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곳이다. 반면 현업 담당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인포스피어 부서는 DW 등 신규 시장에 올인해 IBM표 새로운 DB 아젠다를 자리매김시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관호 본부장은 조직을 나눈 것은 OLTP 시장과 DW로 대표되는 정보 가공 분야를 나눠서 보겠다는 것이고 이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 IOD라며 인포스피어는 기존 ETL(데이터 추출, 변환, 연계), 데이터웨어하우스 등을 포괄하는 제품군으로 11월 6일에 국내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IBM은 DBMS 시장은 이제 단순한 데이터 처리만을 담당하는 OLTP(Online Transaction Processing)성 DB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데이터 관리가 보다 중요해지는 쪽으로 넘어왔음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DBMS 시장에 IOD란 아젠다를 투입시켜 전체 DBMS 시장 판세를 흔드는 기폭제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관호 본부장은 10년 전에는 DBMS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DBMS 자체보다는 어떻게 정보를 관리하고, 추출, 가공하는지가 보다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DBMS 시대를 맞아 오라클과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펼쳐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라클을 흔들기 위해 도전장을 던지는 업체들은 IBM 뿐만이 아니다. 한국MS는 최근 선보인 SQL서버2008을 통해 2년안에 국내 DBMS 시장 구도를 양강체제로 재편하겠다고 '호언장담'했고 국내 업체들도 유지보수료 등 오라클의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마이SQL(MySQL)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DBMS도 변수로 떠올라 있다.
한국오라클은 이번에도 도전자들의 거센 공격을 뿌리칠 수 있을까? IBM의 '새판짜기' 전략이 향후 DBMS 시장 역학관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