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결합상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상품의 가입실적이 기대 이하로 저조하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이동전화 기반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약 71만9,000명. 사업자 별로는 KTF가 65만명, SK텔레콤이 4만명, LG텔레콤이 2만9,000명 수준이다.
지난 2007년 9월부터 약 1년 간 'SHOW+메가패스' 결합상품 판매를 시작한 KT-KTF만이 65만명의 누적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번 9월 한달 동안 KT는 초고속인터넷 영업정지로 신규가입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
LG파워콤 역시 같은 달에 25일 간의 영업정지로 사정이 만만치 않다. LGT는 LG파워콤과 함께 지난 7월 1일부터 이동전화 기반 결합상품을 내놓았지만 2만9,000명에 그치고 있다.
SKT는 하나로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지난 8월 10일에 풀리면서 같은 달 11일부터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20여일 간의 실적은 4만명 수준. SKT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기간에 4만명을 모집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사의 2,200만 가입자와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338만 가입자 기반을 갖추고 있고, 경쟁사가 영업정지 기간인 점을 감안해 보면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이통사의 적극적 마케팅이 '활성화의 열쇠'
이렇게 저조한 가입자 증가 추세는 그 동안 이통사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안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결합상품에 따른 할인 때문에 연간 수백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마케팅에 총력을 쏟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여 온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은 이통사와의 결합을 통해 주도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경쟁사가 영업정지 기간인 9월 동안, SKT 가입자와 유통망을 이용해 10만명의 신규가입자 확보 계획을 세우고 있다.
KTF와 합병을 앞둔 KT 역시 가입자 확보에 고심 중이다. 8월 한 달 동안 17만7,000여명의 결합상품 가입자를 끌어 모았던 KT는 영업정지 기간에는 초고속인터넷을 제외한 메가TV나 와이브로 등의 결합상품으로 꾸려나간다는 계획이다.
LG파워콤도 지난 8월에 1만8,000여명의 결합상품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영업정지 기간에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LGT의 한 관계자는 "파워콤의 영업정지로 어느 정도 타격은 입겠지만, LG의 결합상품 가입자는 80%가 기존 가입자인 점을 봐서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전화 기반의 결합상품은 가입자 규모에서 전국민의 90% 이상이 잠재고객이다. 또한 이동전화 가입자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하나의 ID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웬만하면 이통사를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 보다 이통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결합상품 시장 활성화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