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체, 펩리스만이 능사일까. 한동안 제조공장(Fabrication: FAB, 일관생산공정)이 없는 반도체업체 이른바 팹리스(Fabless)기업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반도체 기업이 제조 공장을 갖지 않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램버스(Rambus)와 밉스(MIPS)테크놀로지는 미국의 대표적인 펩리스 반도체기업이다. 두 회사는 독자적인 칩제조 공장을 갖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인텔은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램버스와 밉스가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인텔은 프로세서 출하량 급증으로 호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칩 지적재산으로 라이센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램버스와 밉스 두 회사는 지난 주 정리해고를 발표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텔은 초소형 아톰(Atom) 프로세서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프로세서 출하량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램버스는 이달 14일(현지시간) 2분기 동안 대략 90명을 감원, 400만 달러의 정리해고 비용을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밉스도 지난 주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전체 종업원 512명가운데 15%를 해고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인텔은 사정이 다르다. 시장조사회사 IDC가 지난 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인텔 프로세서 출하량은 전년 동기비 20.8% 증가했다. 또한 시장점유율도 0.9%증가한 79.7%에 달했다.또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 매출은 예상을 웃돌고 있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톰의 출발은 대단히 성공적이며 올초 우리의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아톰 프로세서는 아수스 ‘Eee PC’와 에이서의 어스파이어(Aspire) 등 지명도가 높은 제품에 채택되고 있다.인텔은 큰 전략상의 실패를 피하면서 다른 시장에서도 순조롭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듯하다. 인텔은 이번 주 '인텔개발자포럼(Intel Developer Forum:IDF)'을 개최하고 코드명 '네할렘(Nehalem)'이라는 차세대 아키텍처를 채용한 프로세서 ‘Core i7’의 프리뷰를 실시한다. Core i7프로세서는 올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게다가 인텔은 45나노미터 모바일프로세서 최신세대 제품의 제조를 늘리고 있다. 신형 초저전력칩은 오는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주에는 인텔의 첫 쿼드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레노버와 HP 노트 PC가 출시됐다.